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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맹꽁이 나오는데”…부천 역세권 개발공사 강행

LH “2년 전 맹꽁이 집단이주 후 관찰 안 돼”

부천종합운동장 역세권 개발 사업 부지서 발견된 맹꽁이. 사진제공=부천종합운동장 역세권 개발 사업 주민대책위




경기 부천종합운동장 인근 역세권 개발 과정에서 맹꽁이 등 멸종위기종이 잇따라 발견됐는데도 공사를 멈추지 않고 있어 주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1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주민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부천시와 LH는 5000억원을 들여 내년 12월까지 춘의동 부천종합운동장 일대 49만㎡(14만8225평) 부지에 문화·체육시설과 주거단지 등을 짓는 역세권 융복합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LH는 주민 보상 절차를 마무리한 사업 대상지 중 북측 지역의 옛 승마장 부지에서 지난 4월 5일부터 철거 공사를 시작했다.

이 공사는 기존에 있던 구조물을 허문 뒤 폐콘크리트 등을 외부로 옮기는 작업으로 이달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공사가 한창인 지난달 중순 인근 콘크리트 벽 사이에서 맹꽁이가 발견됐다. 또 이달 초에는 주변에서 6㎝ 크기의 금개구리와 또 다른 맹꽁이가 잇따라 나오기도 했다.

맹꽁이와 금개구리는 모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다. 한국에서는 두 양서류를 포함해 산양·삵·저어새·황새 등 282종이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받고 있다.



야생생물의 보존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멸종위기종 2급을 포획하거나 죽이면 3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는다.

주민대책위는 “옛 승마장 부지 인근에서 최근까지 맹꽁이가 계속 발견됐는데도 LH가 구조물 철거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덕생(65) 주민대책위원장은 “맹꽁이는 땅속에 있다가 보통 6월 초에 웅덩이에 산란한다”며 “승마장 부지 인근은 옛날부터 웅덩이가 있어 비 오는 날이나 저녁에는 언제든지 맹꽁이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5월 말에 맹꽁이 울음소리를 처음 들었고 지난달에는 직접 맹꽁이를 발견하고 주변 연못에 풀어줬다”며 “철거 공사 후 나온 폐콘크리트를 수로에 쌓아둬 이제는 맹꽁이가 다 죽었을 것”이라고 우려를 전했다.

그러나 LH는 “2021년 사업 부지에서 맹꽁이가 발견돼 다른 지역으로 모두 옮겼다”며 “이후에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LH 관계자는 “용역업체에 맡겨 사업 대상지 전체에서 지금도 모니터링을 계속하고 있다”며 “2021년 맹꽁이 69마리를 부천 찬들공원으로 이주시킨 뒤에는 발견 사례를 보고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철거 공사가 진행 중인 부지 인근에 차단 시설을 설치할 예정”며 “최근 부천시 권고에 따라 인근 야산에서 맹꽁이 등 멸종위기종이 철거공사 구역으로 이동하지 못하게 펜스와 그물망 등을 주변에 설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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