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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피했다" 19년만의 의료노조 총파업 종료…부산대병원 등은 지속

보건의료노조, 14일 이틀간 이어진 집중파업 종료

병원별 교섭 진행하기로…복지부와 지속 협상 조건

부산대병원, 비정규직 직접 고용 요구하며 파업 지속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총파업 이틀째인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에서 나순자 위원장 등 노조 조합원들이 총파업 종료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




인력 확충과 공공의료 강화를 요구하며 이틀간 총파업을 벌인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14일 산별 총파업을 중단하고, 각 병원별 교섭을 진행하기로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오후 파업 이틀차 투쟁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열어"오후 5시를 기점으로 산별 총파업을 종료했다"며 "중앙 산별 총파업 투쟁본부 회의를 통해 곧바로 병원별 현장 교섭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보건의료노조는 13~14일 양일을 집중 투쟁기간으로 지목하고, 협상 결과에 따라 무기한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고 예고한 바 있다.

파업을 하루 앞둔 12일부터 사흘간 정부와 진정성 있는 대화를 시작했으며, 파업 과정에서 의료인력 확충의 필요성을 공론화하는 성과를 거뒀기에 총파업을 끝내기로 의견을 모았다는 것이다.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대 5 제도화 등 노조의 핵심 요구사항이 시행일자를 확정하기 어려운 정책 의제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고,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환자 안전에 심각한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주효했다고 전했다. 노조는 이번 파업을 통해 의료인력 확충의 필요성을 충분히 알리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보건의료노조의 핵심 요구사항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5 제도화 △적정인력 기준 마련 △의사 인력 확충 △공공의료 확충 △코로나19 전담병원 정상화를 위한 회복기 지원 △임금인상 10.7% 등 정당한 보상과 9.2 노정합의 이행 등 7가지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전일(13일)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을 만나 이같은 7대 요구 사항을 전달하고 실효성 있는 해법 마련을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박 차관은 이 자리에서 “7대 요구의 큰 방향에 대해서 복지부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며 “다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시행 시기에 대해서는 노조의 요구를 충분히 경청했고 이후 심도 있는 검토와 협의를 통해 구체적으로 진행을 해나가겠다”고 답했다.

노조는 산별 총파업투쟁이 중단되더라도 복지부가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2차 산별총파업 투쟁에 돌입하겠다는 여지를 남겼다.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이틀째인 14일 오후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 노조 요구사항이 담긴 현수막과 '환자 및 보호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복지부가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2차 산별총파업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노조는 “충분한 정책협의 끝에 분명한 근거가 마련됐음에도 복지부가 시행을 늦춘다면 다시 한 번 더 큰 규모의 2차 산별 총파업투쟁에 돌입할 것”이라며 “어렵게 산별총파업투쟁을 종료하기로 결단한 만큼 사용자와 복지부도 성실한 대화와 실질적 해법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노조가 19년 만에 벌인 이번 총파업엔 122개 지부 140개 사업장에서 4만 5000여 명의 조합원이 참가했다. '빅5'라 불리는 서울 대형병원은 제외됐지만 경희대병원, 고려대안암병원, 고려대구로병원, 이대목동병원, 한양대병원, 아주대병원, 한림대성심병원, 부산대병원 등 전국 20곳 안팎의 상급종합병원 노조도 참여해 현장 긴장감이 높았다.

파업 참여 병원들은 이틀간 노사 합의 아래 환자생명과 직결된 필수인력을 유지한 채 응급상황에 대비한 응급대기반(CPR팀)을 운영하는 등 진료 차질을 줄이는 데 힘썼다. 부산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등 지방에서는 수술 일정을 취소하고, 입원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전원하거나 퇴원하는 등 혼란이 컸지만 수도권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여파가 적었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원들이 총파업 이틀째인 1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인력·공공의료 확충,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해결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복지부는 파업이 시작된 13일 보건의료재난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단계로 상향하고, '의료기관 파업 상황점검반'을 '중앙비상진료대책본부'로 전환했다. 시·도, 시·군·구별로 비상진료대책본부를 구성해 필수유지 업무를 점검하는 등 진료 차질에 대응하는 데 열을 올렸다. 파업 하루 전 상급종합병원장들과 긴급상황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파업 진행 중에는 시·도 부단체장과 만나 파업 상황과 대응을 논의했다.

총파업이 이틀만에 종료되며 환자들은 한숨을 돌리게 됐지만 부산대병원 등 일부 병원은 파업을 지속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대병원은 파업 참여 인원이 많아 총파업 전부터 입원 환자를 전원시키는 등 진료 공백이 두드러졌다. 부산대병원은 전국 14대 국립대병원 중 유일하게 비정규직의 직접 고용이 완료되지 않아 노조는 이를 중요 요구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조선대병원도 파업이 다음주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복지부는 보건의료노조의 산별총파업 종료 결정에 대해 “보건의료노조가 산별총파업 종료를 결정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각 병원에서도 조속히 노사협상을 타결해서 의료 공백이 없길 바란다”며 “기 발표한 간호인력지원 종합대책과 필수의료 지원대책을 앞으로도 충실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안경진 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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