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파출소장(경감)이 지난 4월 부하 여경을 불러 지역 유지 접대를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유지가 "승진에 500만 원이면 되냐"는 말과 부적절한 스킨십을 했다는 증언이 추가로 나왔다.
14일 민관기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위원장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지금까지 파악한 내용을 설명했다. 민 위원장은 출연에 대해 피해자인 박인아 경위의 허락을 받았다고 부연했다.
민 위원장에 따르면, 파출소장이 파출소와 150m가량 떨어진 회장 사무실로 피해자를 불러 ‘파출소장 비서 과일 깎아봐라’고 했다면서 “그 자리엔 80대 노인, 파출소장, 주민센터장, 주민센터 서무, 피해자 등 여자 3명 남자 2명이 있었다. 다른 여성 두 분은 앉아 있는 상태에서 정복을 입은 피해자에게 ‘파출소장 비서가 깎아봐’라고 몇 차례 말했다”고 했다. 해당 공간은 유리창도 없는 창고에 책상 하나 있고, 4명이 앉으면 숨소리까지 다 들리고 어깨가 맞닿을 정도의 협소한 장소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 "박 경위가 처음에 찾아갔을 때 손을 잡고 포옹을 하고 그랬는데,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전혀 조사가 안 됐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건의 피해자 박인아 경위는 자신의 신분을 공개하면서 정확한 진상조사와 그에 걸맞은 처벌을 요구에 나섰다.
진행자가 "80대 노인이 '승진시켜 줄게 500만 원이면 돼?' 이런 식으로 얘기했다라는 게 맞느냐"고 묻자 민 위원장은 "맞다. '500만 원이면 승진이 되느냐' 이런 이야기를 파출소장한테 했고 파출소장이 전화해서 '야 우리 회장님이 승진시켜 준대, 너 똑똑하게 생겼고 너무 칭찬을 많이 하니까 와서 좀 사진을 찍어라' 이런 식으로 박 경위를 또 불러냈다"며 근무 중인 박 경위를 "계속 근무 시간에 불러냈다"고 밝혔다.
민 위원장은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이번 갑질 사건에서 초동조치 실패, 분리조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2차 가해가 발생했다"며 "성동경찰서장, 서울경찰청 감찰, 파출소장 등에 대해 공정하고 신속하게 조사해서 신뢰받는 경찰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빠른 조치를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서울경찰청은 분리 조치 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박 경위에게 '당장 내일이라도 복귀한다고 하면 관서장인 성동서장에게 적절한 분리 조치하라고 하겠다'고 하자 '당장 내일부터 출근하겠다'고 답해 박 경위를 파출소에서 성동서로 보직을 옮기는 등 분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성폭력 등 사안이 중한 것은 타 관서로 분리하기도 한다"면서도 "이번 사안은 (파출소장) 잘못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 정도로 중하게 보지 않았기 때문에 직권 경고로 그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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