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영식(62) 초록뱀그룹 회장이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종현(41·구속기소) 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채희만 부장검사)는 17일 원 회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빗썸 관계사 주가조작과 횡령 혐의로 재판 중인 강씨도 같은 혐의로 추가기소했다. 강 씨의 동생인 강지연(39) 버킷스튜디오 대표도 함께 재판으로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원 회장과 강 씨 남매는 전환사채(CB)를 사고팔아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빗썸 관계사인 비덴트와 버킷스튜디오가 보유한 CB 콜옵션을 원 회장 자녀가 출자한 회사에 무상으로 부여해 이들 회사에 약 587억 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당시 비덴트와 버킷스튜디오 주가가 전환가액 대비 2∼3배에 달해 원 회장 측에 거액의 부당이득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원 전 회장은 441억 원, 버킷스튜디오 대표인 강지연씨는 322억 원 가량의 CB 인수대금을 댄 것으로 조사됐다.
원 회장은 초록뱀그룹의 미공개 호재성 정보를 이용해 자녀 회사에 CB 콜옵션을 무상 부여하면서 회사에 15억 원의 손해를 입히고, 주가 상승으로 24억 원의 부당이득을 올린 혐의도 받는다.
강 씨는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차명 계좌를 이용해 버킷스튜디오 최대주주 지분을 먼저 매도한 뒤 저가에 사들인 CB의 전환주식을 재입고하는 수법으로 350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가 추가됐다.
그는 액면가 수준으로 취득한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선출고한 물량만큼 채워 넣어 지분 변동내역을 숨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강 씨와 원 회장이 회사 재산을 사금고처럼 이용하며 CB와 콜옵션을 사익 추구 목적으로 악용했고, CB 발행으로 늘어난 주식 물량과 부진한 실적으로 주가가 곤두박질해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범죄수익을 환수하려고 강 씨의 재산 351억 원 상당을 추징보전하고, 원 회장의 예금채권 24억 원도 추징보전을 청구했다.
원 회장이 구속기소되면서 빗썸 관계사 주가조작과 차명 CB 거래 등에 연루돼 재판받는 피고인은 강 씨 남매와 버킷스튜디오 임직원 등 모두 7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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