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e커머스 기업인 ‘징동닷컴’이 한국에 자체 운영 물류센터를 개설했다.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와는 달리, 국내 e커머스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전에 물류 시장을 먼저 공략하고 나선 것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징동닷컴 산하 물류기업 징동로지스틱스(JD Logistics)의 한국 법인 징동코리아는 최근 인천과 경기 이천에 자체운영 물류센터를 개설했다. 징동은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중 47위에 오른 중국 최대 리테일 기업으로 자사 리테일 주문의 90% 이상을 24시간 내 배송하고 있다. 자회사 징동로지스틱스는 19개국 이상에서 100여 개의 해외창고를 운영 중이며 미국, 유럽, 일본, 한국 등 주요 국가에서 ‘2~3일 내 국제 배송’ 또는 일부 지역 ‘1일 배송’을 실시하고 있다.
징동코리아는 국내 물류센터 2곳을 통해 한국 고객들에게 3PL(제3자물류)과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과 일부 경기도 지역에서는 12시간 내 배송서비스를 선보이는 중이다. 이천 센터는 펫커머스 기업 전용 물류센터다. 자동포장기 등 최신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피킹·패킹 효율을 극대화하고, 반려동물 식품의 특성상 유통기한 관리가 중요한 제품군에 맞춘 단위 저장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징동은 펫커머스 제품을 서울과 일부 수도권 지역에서 최단 12시간 내 가져다주는 ‘빠른 배송’을 실현하고 있다. 인천 물류센터는 미국 글로벌 소비재 브랜드의 3PL과 국내 뷰티 기업의 수출을 위한 전용 창고로 통합형 공급망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는 징동닷컴이 국내 물류센터 개설을 발판 삼아 e커머스 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징동닷컴의 경우 다른 나라에서도 직접 진출을 하기 전에 일단 물류센터 인프라를 먼저 구축하는 프로세스를 거쳐왔다”면서 “이번에도 한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시장 탐색 차원에서 이 같은 행보를 보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징동닷컴이 국내 e커머스 시장에 진출하면 이른바 C커머스(중국 e커머스) 간 한국 시장 공략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알리익스프레스의 경우 국내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지 만 2년 만에 쿠팡에 이어 업계 2위 자리를 꿰찼지만, 아직 물류센터는 마련하지 못했다. 테무 역시 직진출 선언 이후 올해 3월 C커머스 가운데 최초로 경기도 김포에 초대형 물류센터 장기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e커머스 시장에도 지각 변동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징동닷컴은 물류센터를 직접 운영하는 만큼 오픈마켓 형태인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와는 다르게 물건을 직매입해 배송한다”면서 “직매입이면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더 크기 때문에 국내 업체 중에선 쿠팡이 가장 긴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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