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완화로 주택 시장이 연착륙 조짐을 보이면서 지난달 서울 집값이 지난해 5월 이후 약 1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전국 집값도 올해 들어 6개월 연속 낙폭을 줄이고 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 매매가는 전달보다 0.05% 하락했다. 하락세는 계속됐으나 하락 폭은 전월(-0.22%)보다 줄어들었다.
매매가는 지난해 12월 1.98% 낮아진 뒤 올 초 정부의 1·3 대책 발표 이후 1월 -1.49%, 2월 -1.15%, 3월 -0.78%, 4월 -0.47%, 5월 -0.22%로 매월 하락 폭을 좁혀나가고 있다.
하지만 주택 매매 시장의 온기는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서울과 수도권이 각각 0.05%, 0.03% 오르며 상승 전환한 반면 지방은 0.13% 내렸다. 서울 안에서도 강북은 0.06% 내린 데 반해 강남은 0.15% 올라 지역별 편차가 컸다.
주택 유형별로 보면 주거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는 0.04% 하락했으며 연립주택은 0.15% 내렸다. 단독주택의 하락률은 0.10%로 집계됐다. 다만 주택 유형 중에서도 서울 아파트는 유일하게 0.17% 상승했다.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도 0.10%를 기록했다.
주택 종합 전세가는 0.16% 내렸으나 낙폭은 전월(-0.31%)보다 줄었다. 서울과 수도권이 각각 0.06%, 0.09% 내렸지만 전달에 비해 하락 폭이 줄었다. 전국적으로 전세가격 하락세가 이어진 가운데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는 0.12% 올랐다. 부동산원은 “전세 시장이 여전히 위축됐지만 서울에서는 주거 여건이 양호한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월세도 전세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전국적으로는 0.09% 내렸지만 전달(-0.14%)보다는 하락 폭이 축소됐고 서울은 0.01% 오르며 상승 전환했다. 주택 유형별로 보면 아파트만 0.02% 올라 아파트가 월세 가격을 견인한 것으로 관측된다. 빌라 전세 사기의 여파로 아파트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방에서는 세종은 0.16% 오르며 전월(0.06%)보다 상승 폭을 넓혔고 지방은 0.09% 내리며 하락 폭을 축소했다.
주택 시장이 아파트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대체 상품인 오피스텔 매매 시장 분위기는 아직 냉랭하다.
한국부동산원은 이날 ‘2분기 오피스텔 가격동향조사’도 함께 발표했는데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0.85% 하락했다. 전 분기(-1.19%)에 비해서는 하락 폭이 줄었지만 아직 하락세가 뚜렷하다. 수도권(?1.15%→-0.78%), 서울(-0.81%→-0.55%), 경기(-1.54%→-0.82%)에서 하락 폭이 축소했지만 여전히 내림세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에서는 오피스텔 선호도 하락, 여전히 높은 금리 수준 등으로 약세가 이어졌다”며 “인천은 오피스텔 대상 투자 수요 감소, 신규 아파트 공급에 따른 수요 이동 등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오피스텔 전세 가격도 전국(-1.07%), 수도권(-1.06%), 서울(-0.82%), 지방(-1.09%)에서 모두 내렸는데 하락 폭은 줄었다. 전세금 회수에 대한 불안 심리, 고금리 기조 유지에 따른 전세 자금 마련의 어려움 등으로 약세가 지속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원은 “인천의 경우 신규 오피스텔과 아파트가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있고 매매가 하락에 따른 전세가 동반 하락이 나타났다”며 “경기에서는 전세 사고 관련 이슈, 소형 아파트로의 수요 이동에 하락세가 이어졌다”고 했다.
반면 오피스텔 월세 시장은 개선되는 모습이다. 전국 기준 전 분기 하락(-0.18%)에서 보합(0.00%)으로 전환됐다. 수도권(-0.12%→0.05%)과 서울(?0.05%→0.03%)은 상승 전환했고 지방은 하락 폭이 축소(?0.40%→-0.23%)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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