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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신 여성 자취방 골라 성폭행한 日 경찰 간부…韓서도 성비위 줄이어 [일본相象]


‘일본相象(상상)’은 이웃나라 일본의 다양한 이슈를 전해드립니다. 아울러 한국과 닮은 사회적 현상·맥락을 짚어보고 문제 의식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일본에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현직 경위임에도 성범죄 6건을 저지른 오카다 마코토가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ANN 보도화면 캡처




46세 오카다 마코토,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성범죄 6건 저질러

“시민을 보호해야 할 입장에 있으면서 무고한 피해자에게 깊은 상처를 입혔습니다.”

일본에서 10대를 포함한 여성 3명의 집에 침입해 성폭행하는 등 6건의 성범죄를 저지른 40대 남성이 법정에서 이와 같이 사과했다. 1997년부터 경찰에 임용된 그는 지바현경찰 수사과 경위로 일하며 파렴치한 범행을 되풀이한 것으로 드러나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17일 산케이신문·ANN 등 현지 매체는 지바지방법원에서 성폭행 및 강제추행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오카다 마코토(46)의 첫 공판이 지난 13일 열렸다고 보도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오카다는 2014년부터 3년에 걸쳐 현내 아파트 등에 침입해 각각 19·22·29세 여성들을 부엌칼로 위협하고 성폭행을 가했다. 그 후 침대 시트를 세탁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그는 사전에 독신 여성의 집을 골라 보안장치 설치 여부까지 파악했다. 또 피해자들에게 “경찰에 신고하면 잊지 않고 보복하겠다”는 취지로 협박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는 학교와 병원 등 근처의 인적이 드물면서도 여성은 많을 것으로 여겨지는 지역을 미리 물색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진술했다.

지난해 6월에는 혼자 사는 32세 여성의 자택에 몰래 숨어들어가 목욕 중인 여성을 불법 촬영했다. 오카다는 “하이볼 서너 잔을 마시고 산책을 하다가 목욕하는 소리가 들렸다. 술김에 기분이 좋아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오카다 마코토가 지난해 20대 여성의 치마 속을 불법 촬영하다 발각된 게이세이지바역. ANN 보도화면 캡처


성폭행 3건·불법 촬영 3건…"성욕과 호기심이 죄책감보다 커졌다"

이어 지난해 8월 다른 여성의 집 마당에서 침입해 속옷 차림으로 집 안에 있던 40대 여성의 모습을 몰래 찍기도 했다. 이어 게이세이지바역 에스컬레이터에서도 26세 여성의 치마 속을 불법 촬영했다. 그렇지만 오카다의 행동을 수상하게 지켜보던 남성의 신고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그는 이 범행 당시에도 주취 상태였다.

오카다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1997년 지바현 경찰관이 됐다. 이후 2001년 결혼해 아버지가 됐건만 6건의 성범죄를 저질렀다. 결국 지난해 말 아내와 이혼해 재산 분할 뒤 남은 자산과 자택을 처분한 돈을 피해자에게 공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법정에서 “아버지와의 관계로 절망에 빠졌었다. 그러다가 성욕과 호기심이 죄책감보다 커졌다”며 “매일 사회정의를 위해 노력하는 경찰관 동료들과 시민을 배신했다. 스스로가 한심하다. 매우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지바현경찰청은 지난해 12월31일 오카다를 징계면직 처분했다. 두 번째 재판은 다음 달 31일 열릴 예정이다.

연합뉴스


韓서도지인과 함께 성폭행 나선 경사, 성폭행 피해자 성희롱한 경감

법과 시민의 안전을 지켜야 할 경찰관이 성범죄 가해자로 타락한 사례는 국내에서도 비일비재하다.

지난 11일 대구서부경찰서 소속의 경위가 주택가 노상에서 음란행위를 벌이다 붙잡히는가 하면 같은 날 전북 군산경찰서의 50대 경감은 성폭행 피해자인 20대 여성을 사적으로 만나 “남자의 70%가 외도를 꿈꾼다”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해 진정서가 접수되기도 했다.

지난달 20일 부산경찰청 소속의 경위는 여성 동창생과 함께 술을 마시다가 피해자가 취해 잠들자 신체 특정 부위를 만진 혐의(준강제추행)를 받았다. 앞서 4월 이 지역의 현직 경찰 간부는 술에 취해 자신의 집 침대에 누워 잠든 여성 사진을 동의 없이 찍은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로 입건되기도 했다.

서울 방배경찰서 소속 30대 박모 경사가 술을 마시던 지인과 함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4월 20일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 여성은 일당이 건넨 술을 받아 마시자마자 정신을 잃었다고 한다.

연합뉴스


미성년자 성매수 순경부터 26명 불법촬영 경장까지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 성동경찰서 소속의 25세 윤모 순경은 지난 2월부터 석 달에 걸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알게 된 미성년자 5명에게 담배를 사 주면서 접근한 뒤 이들 중 3명과 성관계하거나 성매수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들 중 2명에게 음란 사진과 영상 등 성착취물을 요구한 혐의도 있다. 윤 순경은 피해자 부모가 문제를 제기하자 지난 달 자수했다.

그러나 이후 피해자들에게 연락해 혐의를 부인하라고 회유하거나 휴대전화를 바꾸는 등 증거 인멸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나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경기남부경찰청 소속의 한 경장은 2016년 6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난 20~30대 여성 26명과 성관계를 가지며 상습적으로 불법 촬영하고 보관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그는 28차례 휴대전화 또는 보조배터리 형태의 촬영 기기로 상대방 동의 없이 신체 부위 등을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해 12월까지 이 가운데 17건을 소지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게다가 이 경장은 지난 4월 경찰의 압수수색이 시작되자 불법 촬영물을 저장해놨던 하드디스크 등을 버리도록 지인에게 부탁한 혐의도 받는다.

이밖에도 지난해 12월 서울 강서경찰서 소속 50대 김모 경위는 자녀의 사건을 해결해줬다는 구실로 피해자에게 사적 만남과 성관계를 요구하고 손과 발을 강제로 만진 혐의(강제추행)를 받고 있다.

지난 5월 26일 윤희근 경찰청장은 전국 시도 경찰청장을 소집해 ‘성비위 예방 대책 회의’를 열었다. 연합뉴스


성비위 징계 작년 79명…윤희근 청장 ‘대책 회의’ 실효성 의문

이처럼 현직 경찰관이 연루된 성범죄가 시민은 물론 동료 경찰관, 미성년자를 가리지 않고 전국에서 끝없이 터지고 있다. 실제로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실 '경찰공무원 기소 이상 처분현황' 자료에 따르면 성비위로 징계받은 경찰관은 2018년 48명에서 지난해 79명으로 크게 늘었다. 5년간 모두 311명이 징계를 받았다.

앞서 경찰청은 지난해 1월 '경찰 성범죄 예방 및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성범죄 사건에 대한 엄정 처벌 △관리자 책임성 강화 유지 △성비위 징계를 받은 경찰의 여성청소년과 근무 금지 등을 내세운 바 있다.

그럼에도 경찰관의 성범죄가 끊임없이 발생하자 경찰청은 지난 5월 22일 ‘특별경보’ 조치를 발령했다. 성비위 관련 특별경보는 올해 처음이었다. 경찰청 감찰담당관실은 지난 22일 경찰 내부망을 통해 "최근 음주운전뿐만 아니라 성 비위와 같은 고비난성 의무위반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조직 전체의 기강 해이로 비치고 있다"며 "전 직원의 각별한 주의와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올해 '제2호 특별경보'를 발령한다"고 공지했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을 중심으로 각 기능별 성 비위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윤 청장은 그러면서 같은 달 26일 전국 시도 경찰청장을 소집해 ‘성비위 예방 대책회의’를 열었다. 그렇지만 이후에도 성비위 문제가 지속되자 경찰 내부의 '성인지 감수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민식이법'처럼 성비위 징계를 높이게 되면 관련 범죄가 줄어들 수 있냐는 건 별개의 문제"라며 "(성폭행과 같은) 그 자체가 분명한 비행이고 범죄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는 교육을 내실화해서 조직문화로 자리 잡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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