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ASML이 올 2분기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최근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 속에 실적 부진을 보인 것과 대조를 이룬다.
ASML은 1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올 2분기 매출액이 69억 유로(약 9조8000억 원), 당기순이익은 19억4000만 유로(약 2조7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인 매출 67억4000만 유로, 순이익 18억2000만 유로를 크게 웃돌았다고 전했다. 특히 매출은 지난해 2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으로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3분기 이후 감소세이던 수주량도 올 2분기 45억 유로를 기록하며 3개 분기만에 상승 반전했다. 이 중 극자외선(EUV) 수주량은 약 16억 유로를 차지한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이에 고무된 듯 올해 매출이 전년대비 25% 늘어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 “올해 매출이 30%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됨에 따라 고객들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시장 회복이 다소 늦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약 380억 유로의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불확실성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SML은 올 3분기 매출이 65억~70억 유로 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며 “순조로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와카수기 마사히로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선임분석가는 “올해 ASML이 30%의 매출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며 “장비 수요가 중국을 중심으로 유지될 수 있으며 수주량도 3분기 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주도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정책에 영향이 불가피하지만, 베닝크 CEO는 “중국에 대한 판매량은 여전히 견고하다”며 “중국 고객들은 다른 이들이 원치 않는 기계를 쓰게 돼 기쁘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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