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22일부터 3일 간 열리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의장국으로서 푸틴 대통령을 초청했지만 동시에 체포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던 남아공은 한시름 놓게 된 상황이다.
AFP통신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남아공 대통령실은 성명을 내고 다음 달 22∼24일에 요하네스버그에서 개최 예정인 브릭스 정상회의에 푸틴 대통령 대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이번 결정이 “상호 합의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남아공은 올해 브릭스 정상회의의 개최국이자 국제형사재판소(ICC)의 회원국으로서 체포 영장 집행에 협조해야 할 의무가 있어 푸틴 대통령의 방문 가능성을 두고 고민에 빠진 바 있다. ICC가 올해 3월 우크라이나 아동들을 불법 이주시킨 전쟁 범죄 혐의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기 때문이다.
이에 전날인 18일에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체포한다면 러시아에 대한 선전포고가 될 것이라며 "러시아와 전쟁을 벌일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국민들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헌법적 의무에 위배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달 14일에는 마샤틸레 부통령이 푸틴 대통령이 불참하는 방향이 “베스트 솔루션”이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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