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사건과 관련해 자신이 동료 교사라고 밝힌 이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고인의 사망에 대해 “교육청이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며 “고인은 신규였기 때문에 더 속 이야기를 못 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 따르면 “국과수와 구급차, 경찰차가 운동장에 들어오는 것을 본 부모들이 ‘무슨 일이냐’며 교무실과 담임들에게 연락해 고성을 지르고 화를 냈다”며 “그러다 교사가 학부모 민원으로 인해 숨졌다는 것을 알고는 한 마디도 안 했다. 일부 부모들은 교사들에게 ‘그동안 감사했다’ ‘힘드셨죠’ 이런 문자들을 많이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과 제일 친해서 심적으로 힘든 교사들은 이리저리 조사를 받았다”며 “추모하려고 많은 분들이 오고 고인 부모도 오는 상황에서 학교 측은 입단속에만 급급하고 추모나 장례는 뒷전인 것 같아 이건 아니다 싶어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추모 교실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게시글에는 “고인은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입수한 학부모의 잦은 전화로 힘들다는 취지로 이야기 하면서 ‘소름끼친다’ ‘방학하면 휴대폰 바꿔야되겠다’고 말했다”며 “민원과 폭언에 무방비로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도 문제”라는 지적도 담겼다.
또 작성자는 “공식적인 학교폭력 사안은 아니지만 위험할 것 같아 교감 및 생활부장과 함께 미리 선제 대처를 해 학교장 종결로 잘 마무리하고 교실로 돌아왔더니 피해자 학부모가 기다리고 있었고 ‘넌 교사 자격도 없고 너 때문에 반이 엉망이 됐다’는 폭언을 퍼부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ymjeong@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