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 나흘 연속 대규모 공습을 가하며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표적이 항만 기반시설에서 곡물 저장창고로 확대되고 현지 중국영사관 건물도 손상된 것으로 파악됐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피한 러시아 미사일이 21일 새벽(현지 시간) 오데사 지역에 떨어지며 농장 창고 2채가 불타고 완두콩 100t과 보리 20t이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바로 전날에는 대규모 공습으로 최소 3명이 사망하고 중국영사관 건물이 파손됐다. 오데사의 군정 책임자인 올레흐 키페르는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의 항구 인프라를 노린 의도적인 공격으로 인근 행정·주거용 건물뿐 아니라 중국영사관도 손상됐다”며 “이는 적이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20일 입장문을 내고 총영사관의 외벽과 창문 등이 파손된 사실을 확인했지만 “총영사관 직원은 이미 철수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은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관련 당사국과 계속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러시아의 폭격을 비난하는 내용은 포함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흑해곡물협정 중단을 선언한 다음 날인 18일부터 4일 동안 우크라이나의 최대 곡물 수출항인 오데사·미콜라이우를 집중 공격하고 있다. 20일 기준 러시아의 공습으로 오데사에서 최소 8명, 미콜라이우에서 최소 19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러시아 군은 21일 흑해 북서 해상에서 미사일 실사격 훈련까지 실시하며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이에 유엔도 우크라이나의 곡물수출길을 겨냥한 러시아의 공습을 비판하고 나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오데사와 그 외 우크라이나 흑해 항구 시설을 대상으로 한 러시아의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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