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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인터뷰] "실리콘밸리 성공 비결은 철학…세상 보는 시각 넓혀주죠"

■'철학하는 습관' 저자 남연주 작가





“물론 철학을 잘 한다고 해서 곧바로 일을 더 잘 한다든지 성공을 거두지는 않죠. 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주고 비판적인 사고는 가능하게 해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철학하는 것이 당연하게 인식되는 이유죠.”

유튜브 채널 ‘철학하는 줄리’를 운영하는 인기 유튜버로 최근 신간 ‘철학하는 습관(위즈덤하우스)’을 내놓은 남연주(31) 작가는 20일 경기도 판교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남 작가는 미국 스탠포드대 심볼릭 시스템스 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심볼릭 시스템스 학과는 스탠포드대에만 있는 특별한 학과인데 여기서는 컴퓨터 공학, 언어학, 심리학과 함께 철학을 가르친다고 한다.

야후의 전 최고경영자(CEO) 마리사 메이어, 링크드인 공동 창립자 리드 호프만, 인스타그램 공동 창립자 마이크 크리거 등이 이곳을 졸업했다. 남 작가는 이후 실리콘밸리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다가 귀국했고 현재 판교의 한 게임사에서 PM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그는 철학자이자 철학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철학자’는 다소 학문적으로 들리는데 ‘철학하는 사람’은 보다 친근하다. 철학하는 것의 효용에 대해 그는 “철학은 우리에게 더 나은 삶을 알려주는 도구”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생활과 한국 생활을 비교하면서 그는 “스티브 잡스, 잭 도시 등 실리콘밸리에서는 철학으로 사업에 도움을 많이 받아요. 기술과 인간을 연결하는데 여기서 철학이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 때문이죠”라고 말했다. 최근 챗GPT 등 인공지능(AI)에 투자 붐이 일면서 투자자들과 기술자들에게 철학에 대한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한다.

이에 비해 한국에서의 관심이 약한 것은 아쉬워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철학이 암기과목이죠. 철학자들이나 이들의 말을 외우는 것으로만 알고 있어요. 실제는 그런 말들이 현실생활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가 핵심인 데 말이죠”라고 설명했다. “기계를 인간처럼 이해할 수 있느냐는 기술의 문제이기 전에 철학이에요. 국내에서도 더욱 철학하는 사람이 많이 나와야 합니다.”

책 ‘철학하는 습관’은 저자가 소크라테스, 데카르트, 존 설, 피터 싱어 등 시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철학자들을 소개하고 이들의 철학이 저자의 일상에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풀어내고 있다. 제목처럼 저자에게는 철학이 ‘습관’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비트겐슈타인의 언어게임 이론을 통해 저자가 직장의 인간관계에서 상처받지 않을 수 있었다는 식이다.

철학자이든 철학하는 사람이든 국내에서는 절대적으로 남성이 많다. 그는 “여성 철학자이기 때문에 다르게 보는 것은 페미니즘 정도 밖에 없어요”라며 “철학에서는 남녀 구별이 있을 수 없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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