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서이초에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이 서이초 분향소를 오늘인 23일까지만 운영하겠다고 공지했다. 방과후교실과 돌봄교실 등 교육활동을 해야한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강남서초교육지원청 분향소 운영 기간은 기존보다 닷새 더 연장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대변인실을 통해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 한 장소였던 서이초가 추모 공간이 돼야 마땅하나 방학 중 방과후교실, 돌봄교실 등의 교육 활동으로 서이초 분향소는 23일까지 운영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양해해달라”고 했다.
교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19일 저녁부터 서이초에는 추모 메시지를 담은 쪽지를 붙이려는 교사·시민들의 발길과 화환 배달이 이어지고 있다. 무더위가 이어지고 22일부터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추모는 계속되고 있다.
대신 서울시교육청은 또 다른 분향소인 강남서초교육지원청 분향소 운영 기간은 28일까지로 연장한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그럼에도 계속 이어지는 추모의 마음은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마련된 분향소로 모아 주시기를 바란다”며 “강남서초교육지원청 분향소 운영 기간은 당초 23일까지 운영 예정이었으나 추모열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분향소를 28일까지 연장해 운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이며, 저녁 시간을 위한 추모객을 위해 오후 8시까지는 자율로 운영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무더위와 궂은 날씨 속에서도 고인에 대한 많은 시민과 동료교사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고인이 가시는 길이 외롭지 않도록 함께 해주시는 시민분들께 감사드린다"며 “고인은 평소 학생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교사였으며 동료 교직원들에게 배려와 솔선하는 동료였고 학부모에게 신뢰받는 교사였다”고 했다.
전·현직 교사와 교대생 등 5000여명(주최측 추산)은 전날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검은 옷과 마스크 차림을 하고 추모 집회를 진행했다. 교사들은 이번 사건의 배경에 학부모들의 갑질 민원이 있다고 보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교권 확립을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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