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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우에 농가 시름 커지는데…허리 건강은 또 어쩌나 [일터 일침]

■ 김노현 강남자생한방병원 원장

폭우 피해 복구 작업 늘면서 고령층 농민 척추관절 부상 위험 증가

장마철 날씨, 허리 통증에 최악…고혈압 있으면 악화 위험 더욱 높아

추나요법·침·한약 병행하는 한방통합치료, 수술없이도 통증 완화 효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의 농작물들이 범람한 미호강에 휩쓸려 힘없이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올해 초여름부터 논콩 농사를 새롭게 시작한 김 씨(64). 계속되는 폭우로 최악의 작황을 맞이해 남은 한 해가 막막하기만 하다. 높은 강우량 예보를 접하고 일찍이 배수로와 논 주변 정비를 철저히 했지만 논은 침수됐고 콩은 제대로 생육되지 못한 채 휩쓸려 내려갔다. 물이 어느 정도 빠진 뒤 복구를 시작했지만 폐농작물 정리, 흙모래 제거 등 고강도 작업이 이어지다 보니 허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하루빨리 일선에 복귀해야 한다는 생각에 조급해진 김씨는 밤낮 없이 복구 작업에 매달렸다. 복구에 할애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허리 통증은 심해졌다. 급기야 서있을 때는 물론 앉아있는 것 조차 불편해진 김 씨는 결국 작업을 중단하고 시내 병원으로 향했다.



장마가 끝나고 큰 더위가 찾아온다는 ‘대서(大暑)’를 맞이했음에도 전국에는 아직 수마가 휩쓸고 간 상처가 가득하다. 특히 농가가 밀집된 경기 이남권에 폭우가 집중된 탓에 농업인들이 피와 땀으로 일군 농가들은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 수확철을 앞둔 농경지는 전부 물에 잠겼고 유일한 생계 수단이었던 가축들은 폐사했다.

19일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일주일 전부터 내린 비로 3만 헥타르(ha)에 달하는 농작물이 침수·낙과 등의 피해를 입었고, 가축 약 80만 마리가 폐사하기에 이르렀다. 농민들은 각 지방자치단체와 군부대의 지원을 받으며 피해 복구와 예방에 나섰다. 이후 작물들을 뒤덮은 흙탕물과 진흙을 걷어 내고 무너진 축사를 세우는 등 전국 곳곳에서 고강도 육체노동이 계속되고 있다.

통계청의 ‘2022년 농림어업조사’에 따르면 농업인의 평균 연령은 68세로 파악된다. 고령층이 대부분인 농민들은 고된 작업 중 낙상이나 과도한 움직임 등으로 척추관절 부상에 노출되기 쉽다. 고온다습한 장마철 날씨로 ‘습요통’이 발생해 허리에 통증이 더해질 수 있는 데다, 수해로 인한 스트레스가 고혈압을 유발해 허리 건강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실제 자생한방병원의 연구 결과, 고혈압 환자일수록 허리 통증에 둔감해지면서 척추질환의 증상과 진행을 놓칠 위험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김 씨와 같이 허리를 굽힐 일이 많은 작업을 무리하게 하면 척추뼈와 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추간판)가 손상돼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 발생 위험이 커진다. 디스크가 손상되면 염증을 일으켜 통증을 유발하고 주변 신경을 압박해 쑤시는듯한 허리 통증을 비롯해 골반이나 다리 쪽으로 나타나는 방사통이 찾아온다. 문제는 누워있거나 편안한 자세를 취하면 통증이 일시적으로 완화되는 경우가 있어, 증상을 방치하기 쉽다는 점이다. 자칫 치료 시기를 놓치면 척추와 신경이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따라서 허리디스크 의심 증상이 있다면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진료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을 병행하는 한방통합치료를 시행한다. 한방통합치료는 인체에 인위적인 손상 없이도 척추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먼저 추나요법으로 신체의 부정렬을 교정해 척추의 기능 회복을 돕는다. 이어 척추 주변 혈자리 침 치료를 통해 근육 이완과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특히 천연 한약재 성분을 정제한 약침은 통증의 원인이 되는 염증을 빠르게 제거하고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여기에 증상과 체질에 맞는 한약을 복용하면 치료 효과가 배가된다.

자생한방병원은 허리디스크에 대한 한방통합치료의 효과를 입증한 연구 논문을 SCI(E)급 저널 ‘건강관리(Healthcare)’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한방통합치료를 받은 허리디스크 환자의 통증 정도를 0~10 사이의 숫자로 나타낸 숫자평가척도(NRS)를 평가했을 때 입원 당시 허리통증이 5.4로 중증에 달했지만, 퇴원 시 2.68로 경증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능장애지수도(ODI)도 중증 이상의 장애 수준(46.39)에서 낮은 수준(28.93)으로 호전을 보였다.

폭우로 인한 피해복구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려면 농업인들의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고령층은 뼈와 근육, 관절이 많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과 함께 틈틈이 스트레칭을 시행하며 근골격계 질환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허리 및 하반신에 저림과 통증, 감각이 무디고 힘이 빠지는듯한 증상 등이 나타나면 허리디스크로 인한 증상일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신속히 치료받는 것이 현명하다. 농업인 여러분이 건강하게 일선에 복귀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김노현 강남자생한방병원 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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