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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아파도 연차 못써"…'모진 엄마'로 내모는 콜센터

민주노총, 근로자 1278명 실태조사

불안정 고용·저임금·건강악화 심각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자녀가 아파서 당일 연차를 요청했는데 못 쓰게 했다."

"아이가 아파서 연차를 요청했다니 팀장이 감정적으로 대했다."

자녀를 둔 콜센터 근로자가 일을 그만두고 싶을 때를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이처럼 콜센터 상당수가 아픈 자녀를 돌보기 위해 연차도 쓰지 못할 정도로 잘못된 환경에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은 26일 콜센터 근로자 12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콜센터 근로자는 약 50만명으로 추정된다.



조사 결과 이들은 익히 알려진대로 불안전한 고용 형태에 저임금, 건강 악화에 시달렸다. 45%는 계약직인데 74%는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해야 했다. 월 소득은 평균 221만원으로 최저임금을 약간 웃돈다. 이들 중 법적 연차를 모두 사용한 경우는 45%에 그쳤다.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사업장도 상당수였다. 61%는 1시간 이상 쉬지 못한다고 답했다. 61%는 아파도 병가나 연차휴가를 쓰지 못했다.

특히 콜센터에서 일하는 여성은 자녀를 제대로 키우기 어려웠다.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는 비율은 32%였다. 53%는 출산 이후 수유시간도 제대로 얻지 못했다. 심지어 36%는 임신 중 태아 검진을 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모성보호 관련 법은 어길 경우 대부분 형사처벌이 이뤄진다.

민주노총은 "콜센터 노동자의 노동환경과 건강권 악화가 너무 심각하다"며 "(콜센터에서)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모성보호 관련법 모두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정부에 대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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