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승탑(僧塔)의 백미로 꼽히는 국보 ‘원주 법천사지(터) 지광국사탑’이 112년 만에 고향인 강원도 원주로 돌아온다.
31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원주시에 따르면 1911년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무단 반출돼 온갖 고난을 겪은 지광국사탑의 부재 33개 중 보존·복원이 완료된 31개의 부재를 오는 1일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으로 이전한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은 2016년 탑을 해체해 5년간 복원했다. 이 중 지붕돌인 옥개석과 몸돌인 탑신석을 제외한 부재 31개가 먼저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옥개석과 탑신석의 보존·복원 작업은 진행 중이다.
보존·복원 작업을 마친 지광국사탑 부재 31개는 위치 결정 전까지 해체된 상태에서 유적전시관 기획전시 공간에 상설 전시돼 일반인도 관람할 수 있다.
문화재청과 원주시는 지광국사탑의 환수를 기념해 오는 오는 8월 10일 오후 2시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에서 환수식을 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지난 2019년 원주로 돌려보낸다는 것은 결정됐으나, 어디에 둘지 정해지지 않았다”며 “탑이 원래 있었던 야외에 둘지,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에 둘지 보존 환경 및 조건 등을 놓고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지광국사탑은 고려 문종 때 왕사와 국사(國師)를 지낸 지광국사 해린(984∼1070)의 승탑으로, 1085년 건립됐다. 독특한 구조와 화려한 조각, 뛰어난 장엄 장식으로 역대 가장 개성적이고 화려한 승탑이라는 평가다. 탑비와 함께 1962년 국보로 지정됐다.
일제강점기인 1911년 일본인에 의해 서울로 옮겨졌다가 이듬해 일본으로 반출되는 등 각지를 전전했다. 112년 동안 서울 명동, 일본 오사카, 경복궁, 대전을 거쳐 다시 원주까지 직선거리로만 따져도 1975㎞에 달하는 여정이다.
한국전쟁 중에는 폭격받아 1만2000여 점의 조각으로 훼손되는 등 온갖 고난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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