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 원이 넘는 경제효과가 기대됐던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행사가 파행을 거듭하며 ‘용두사미’로 막을 내리는 모양새다. 특히 이번 행사가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국제공항과 도로 등 새만금의 입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10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점을 고려할 때 이미지 실추에 따른 유무형적 손실이 막대할 것으로 추정된다.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7일 보도 설명 자료를 통해 2020년 조직위 출범 이후 잼버리 대회 사업비로 총 1171억 원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특히 사업비 중 740억 원이 조직위 운영에 쓰이고 정작 잼버리 참가자에게 가장 중요한 야영장 조성에는 395억 원만 배정됐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부실 예산 논란도 일고 있다.
조직위는 이날 해명 자료를 내고 “인건비 등 운영비 740억 원 역시 대부분 야영장 및 운영에 필요한 사업비”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전북도와 여성가족부 공무원들이 잼버리 대회와 무관한 해외 출장을 지난 8년간 99번 다녀온 사실이 밝혀지는 등 부실 예산 비판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조직위가 예산을 허투루 쓴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새만금 잼버리 준비를 위해 투입된 정부·지자체 직접 예산은 1000억 원 이상으로 가히 천문학적 액수”라며 “그간 세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세부 집행 내역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부실한 운영에 더해 폭염과 태풍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6조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됐던 경제적 파급 효과도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전북연구원은 잼버리 대회 전 행사 기간에만 1189억 원 생산과 1098명 고용 효과, 406억 원의 부가가치가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잼버리 유치에 따른 공항 및 도로 등 새만금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조기 구축으로 6조 4656억 원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전북도 역시 3조 6216억 원의 생산 효과와 1조 2589억 원의 부가가치 상승의 수혜를 볼 것으로 관측됐다.
전 세계 청소년의 잼버리 참여로 국가 브랜드가 높아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컸다. 전북도는 기존 잼버리 대회 후 만족도 조사 결과 93%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한국의 브랜드 가치 상승 효과가 1595억 원이라고 추산했다.
하지만 잼버리 대회 파행으로 오히려 새만금에 대한 이미지가 실추되면서 전북도가 마련한 장밋빛 성장 전략은 대폭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제6호 태풍 ‘카누’의 영향으로 잼버리 참가자들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K팝 콘서트 역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것으로 일정이 변경되면서 전북도의 경제적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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