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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청소년 밥 줘야 해서…식당 이용 못하는 한국 대학생들

대학 측, 잼버리 청소년에 식사 우선 제공

식수 인력 한계에 재학생들은 식사 불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했던 이탈리아 스카우트 대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출발하는 순환형 셔틀버스에 올라타고 있다. 9일부터 13일까지 무료로 운영되는 셔틀버스는 청와대·경복궁·인사동 등 주요 관광지를 오갈 예정이다. 연합뉴스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2023 새만금 제25회 잼버리’에 참가한 전세계 청소년 대원들이 서울, 경기, 전북 등으로 뿔뿔이 대피한 가운데 이들이 갑작스레 머물고 있는 서울 시내의 한 대학에서는 한국 대학생들이 잼버리 참가 청소년들에 밀려 교내 식당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9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새만금 잼버리에 참가한 156개국 3만 6000여명은 태풍을 피해 새만금 야영지를 비우고 전국 각지로 분주히 흩어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들은 국내 대학 기숙사에 머물며 한국 대학생들과 함께 숙식하게 됐다.

문제는 각 대학이 잼버리 참가자 3만 6000여명을 갑작스럽게 수용하게 되면서 식재료나 식사 시설 등에 대한 준비를 제대로 마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에 일부 대학에서는 잼버리 참가자들에게만 식사를 우선 제공하게 되며 재학생들이 교내 식당을 이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실제로 전날부터 대만 참가자 560명을 받아 기숙사와 식사 등을 제공해주고 있는 서울시립대는 8일 저녁부터 재학생과 교직원들이 학생 식당을 이용하지 못하게 됐다. 이에 대해 서울시립대 관계자는 “기존 식수 인력 등에 한계가 있다보니, 불가피하게 잼버리 학생들의 560명분 식사를 먼저 제공하고, 교직원이랑 학생들에게는 식사를 못 준다고 공지했다”면서 “외부에서 온 손님을 굶길 수는 없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교내 커뮤니티 등을 통해 “솔직히 밥 때문에 좀 화가 났다”면서도 “잼버리 참가자들이 무슨 잘못이겠냐. 애초에 행사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주최 측의 탓이 크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서울시립대 측은 한시적으로 식당 인력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갑자기 일손을 구하는 방안도 쉽지 않고, 잼버리 학생들이 문화 행사를 하는 날에는 외부에서 식사를 하는 등 일정이 유동적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현재 인력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립대 학생 및 교직원들은 잼버리 참가자들이 외부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에만 교내 학생 식당에서 밥을 먹을 수 있다. 학생들은 매일 아침 학생처에서 식당 관련 운영 현황을 문자로 공지하면, 해당 내용을 확인한 뒤 학생 식당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대를 찾아 식당을 방문해야 한다.

서울시립대 관계자는 “학생 식당 입장에서도 그날 잼버리 참가자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잘 모르다 보니, 음식을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되지 않는 등 여러가지 애로사항이 있다”면서 “학생들에게는 이런 상황을 이해해달라는 차원에서 총장 명의로 공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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