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년 만에 처음으로 한반도 내륙을 관통하는 제 6호 태풍 ‘카눈'이 우리나라를 통과하기까지 15시간 정도가 걸릴 전망이 나온 가운데 ‘느림보 태풍’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카눈은 이날 오전 7시 통영 남쪽 70㎞ 해상에서 시속 22㎞로 북상하고 있다. 카눈 중심에서 전남 여수까지 거리는 100㎞, 부산과 전남 고흥까지는 120㎞, 대구까지는 190㎞다.
카눈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각각 970hPa과 35㎧(시속 126㎞)로 강도 등급은 아직 ‘강’을 유지하고 있다. 카눈 중심기압은 1시간 전 추산(975hPa)보다 다소 높아졌다. 태풍 중심기압이 높아지면 세력이 약해진 것이다.
카눈은 오전 9시를 전후로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오전 9시 통영 북북서쪽 10㎞ 지점에 이를 전망이다. 이때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975hPa과 32㎧(시속 115㎞)로 강도는 지금보다 한 단계 낮은 ‘중’ 등급이겠다.
상륙 후 카눈은 정오 대구 서남서쪽 50㎞ 지점, 오후 6시 청주 북북동쪽 20㎞ 지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는 오전 9시를 기해 태풍주의보가 발효된다. 오후 9시 서울 동남동쪽 40㎞ 지점을 지나 자정께는 서울 북북동쪽 40㎞ 지점에 이르겠다.
이후 휴전선을 넘어 11일 오전 3시엔 평양 남동쪽 120㎞ 지점까지 북상하겠다.
예상대로면 카눈은 우리나라를 15시간 안팎에 걸쳐 종단할 것으로 추산된다. 카눈 이동속도는 상륙 시점에 시속 34㎞에서 경기북부에 이르는 자정쯤 시속 20㎞로 느려지겠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의 상륙 당시 속도가 시속 40~60㎞였는데, 카눈은 태풍 평균속도보다 느린 편이다.
문제는 태풍 이동속도가 느리면 강수량이 늘어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상륙 후 이동이 느렸던 태풍 중 하나가 2002년 태풍 ‘루사’로 루사는 피해규모로 역대 태풍 중 5위 안에 든다.
카눈이 한반도 가까이 북상하면서 전국에 태풍특보가 내려졌다. 현재 강원남부동해안과 경상해안에 시간당 20~50㎜씩 비가 내리고 제주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순간최대풍속 25㎧(시속 90㎞) 안팎의 강풍이 분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제주 한라산에는 최대 280㎜(남벽) 비가 내렸다. 지리산(경남 산청군 시천면)엔 186.5㎜, 경남 거제와 양산엔 231.1㎜와 177.8㎜, 남해와 통영엔 159.5㎜와 151.3㎜, 부산(금정구)엔 182.0㎜, 울산(울주군 삼동면)엔 180.0㎜ 비가 쏟아졌다.
강원영동에도 많은 비가 내렸는데 전날부터 현재까지 누적 강수량은 강릉 116.9㎜, 속초 86.0㎜, 양양 71.0㎜ 등이다. 대구(서구)에는 110.5㎜, 대전에는 91.2㎜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최대순간풍속 기록을 살펴보면 오전 7시41분쯤 부산 가덕도에는 최대순간풍속 34.9㎧에 달하는 강풍이 불었다. 경남 통영 매물도는 최대순간풍속이 34.2㎧, 전남 여수 간여암은 29.2㎧에 달했다.
카눈의 영향으로 10일 전국에 폭풍우가 내리겠다. 제주와 남부지방은 밤부터 비가 그치기 시작하겠지만 충청은 11일 새벽까지, 수도권과 강원은 11일 오후까지 강수가 이어지겠다. 특히 경기북서부는 12일 새벽까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앞으로 더 내릴 비의 양은 강원영동 150~300㎜(많은 곳 500㎜ 이상), 강원영서·수도권·서해5도·충청·전북·영남 100~200㎜(경상해안과 경상서부내륙 많은 곳 300㎜ 이상), 울릉도·독도 30~80㎜, 제주 5~40㎜로 예상된다.
‘극한호우’가 예상되는 곳도 있다. 강원영동과 경상해안, 경상서부내륙은 시간당 강수량이 많게는 60~80㎜, 전반적으로는 시간당 40~60㎜에 달하겠다. 강원영동에는 시간당 100㎜ 이상 비가 쏟아질 때도 있을 수 있겠다. 전라동부에도 시간당 40~60㎜ 강수가 예상된다. 나머지 지역에서도 시간당 강수량이 30㎜ 내외로 많을 때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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