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11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케이팝 콘서트의 무대 설치부터 해체까지 현장 점검을 결정했다. 고용부가 잼버리 조직위원회 요청 없이도 작업장 근로자와 무대 안전성 등 제반 사항을 살피는 자발적 점검이다. 조직위는 고용부처럼 역할을 해야 할 부처에 협조를 구하지 않고 정작 역할 없는 부처에 인력 파견을 하는 등 우왕좌왕하고 있다.
10일 고용부에 따르면 고용부는 전일 서울서부지청에 콘서트 무대 설치 현장 점검을 요청했다. 이후 전일 오전 서울지청 감독관 2명과 고용부 산하 안전보건공단 직원 2명이 현장점검을 마쳤다. 동시에 현장에 안전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공문도 보냈다. 고용부는 10일과 콘서트가 열리는 11일에도 현장 점검을 한다. 지청 담당 과장 등이 수시로 현장을 방문하거나 상주 인력을 배치할 계획이다.
11일 케이팝 공연은 당초 잼버리 행사 일정에 없었다. 이 때문에 무대 설치가 급하게 이뤄져 안전사고가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게다가 태풍 카눈의 상륙으로 현장은 공사기간 단축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어제 점검 결과 무대 설치는 전문가들이 담당하고 평소 속도대로 진행됐다"며 "다만 현장에 (사고를 막을) 안전대 설치 등 몇 몇 규정 위반 사항을 지도 점검했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산업 재해 담당부처이기 때문에 다양한 현장의 사고 위험을 대비할 수 있다. 상당수 사고는 작업계획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데, 고용부는 현장의 작업계획서 문제점을 가장 잘 아는 부처다.
아쉬운 점은 이번 점검은 고용부의 자발적 행정이란 점이다. 잼버리 조직위는 고용부에 안전 점검을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이는 조직위가 이번처럼 규모가 크고 갑작스럽게 치러야 할 대형 행사의 사고 위험성을 간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가능하다. 실제로 작년 7월 강원에서 열린 '싸이 흠뻑쇼' 콘서트장에서 일하던 근로자가 추락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각 종 공연장과 무대의 담당 부처는 문화체육관광부다. 문체부 장관은 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잼버리는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여기에 속한 공무원들의 역할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숙제를 남겼다. 이미 공직사회에서는 조직위 측이 잼버리 기간 부족한 인력을 해소하기 위해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을 강제로 현장에 파견하는 상황에 대한 반감이 큰 상황이다. 현장에 도착한 공무원에게 제대로 업무 배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고용부는 잼버리 참가자 200여명이 11일 고용부 산하 잡월드에 방문할 수 있는 일정도 준비하고 있다. 잡월드는 실내 직업체험관이지만, 혹시 모른 안전사고에 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고용부도 무대 설치에 대한 안전을 담당하는 부처이기 때문에 안전 점검에 나선 것"이라며 "공연이 안전하게 마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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