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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혜선의 시스루] 이유 있는 스케일 '무빙', 한국형 히어로물 매력 있네

[리뷰]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

강풀 작가 동명의 만화 원작

한국형 초능력 히어로물, 수백억대 제작비로 보여준 위용



드라마, 예능의 속살을 현혜선 방송 담당 기자의 시점으로 들여다봅니다.




'무빙' 스틸 /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디즈니+의 대작 '무빙'이 베일을 벗었다. 작품은 수백억의 제작비를 자랑하는 만큼, 초호화 캐스팅으로 공개 전부터 주목받은 바 있다. 뚜껑을 열어보니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세계관, 부성애와 모성애로 깔린 진한 감정선, 풋풋한 청춘들의 우정까지 다채롭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극본 강풀/연출 박인제)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과거의 아픈 비밀을 숨긴 채 살아온 부모들이 시대와 세대를 넘어 닥치는 거대한 위험에 함께 맞서는 초능력 액션 히어로물이다. 고등학교 마지막 학기가 시작되는 날, 봉석(이정하)이 다니는 정원고로 희수(고윤전)가 전학을 온다. 초능력을 감추기 위해 친구도 없이 지내던 봉석과 희수는 서로에게 비밀을 털어놓으며 빠르게 가까워진다. 한편 정체불명의 택배 기사 프랭크(류승범)가 나타나면서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초능력자들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약 20년 동안 과거를 숨긴 채 살아가던 초능력자 봉석의 엄마 미현(한효주)과 희수의 아빠 주원(류승룡)은 자식들에게 위협이 다가옴을 눈치챈다.

초능력을 소재로 삼는 이야기는 그간 영화, 드라마 등 수많은 매체에서 다뤄왔다. 대부분 특정 능력을 지닌 주인공이 세계와 맞서거나,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무빙'은 달랐다. 초능력자를 지닌 사람들이 국가기관에서 일하고, 그들의 자녀 역시 부모의 초능력을 고스란히 이어받는다는 설정이다. 초감각 초능력자 미현과 비행 능력을 지닌 두식(조인성)의 아들인 봉석은 두 능력을 모두 물려받았고, 무한 재생 능력을 지닌 주원의 능력은 희수에게 그대로 이어졌다. 이런 설정 자체로 '무빙'은 하나의 거대한 세계관이 된다. 탄탄한 원작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무빙' 스틸 /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7화까지 공개된 '무빙'의 초반부 스토리는 자녀세대 위주다. 정체를 숨긴 부모들과 자녀들이 일반고등학교를 다니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반고등학교지만, 초능력자를 지닌 아이들은 따로 관리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의뭉스러움을 자아내기도 한다. 지켜야 될 비밀이 많은 아이들은 친구 없이 홀로 다닌다. 그러던 중 희수가 전학오면서 봉석과 우정을 쌓고, 봉석은 희수에 대한 마음을 키워간다. 이들의 모습을 질투하는 강훈(김도훈)까지, 여기서부터 풋풋함, 첫사랑, 우정 등의 키워드로 청춘 드라마의 면모를 보인다.

액션신도 빼놓을 수 없다. 프랭크가 초능력자들을 하나하나 찾아서 대결을 펼치는데, 강자들의 싸움답게 타격감이 넘친다. 능력과 도구 등을 이용해 벌이는 액션도 수준급으로 전개된다. 대형 버스를 이용하는 추격신도 카타르시스를 자아내는 지점이다.

'무빙' 스틸 /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작품은 20부작의 롱폼으로 구성돼 있다. 숏폼, 미드폼이 유행하는 요즘, 롱폼은 보기 드문 구성이다. 천천히 흘러가는 전개 속에서 각 캐릭터의 서사가 설명되면서 매력은 전달되고, 관계성은 강조된다. 부성애와 모성애가 작품 전반에 깔려 있는 만큼,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가 촘촘히 쌓여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더한다. 느린 호흡으로 캐릭터들의 매력과 일상을 충분히 보여준 후, 빠른 호흡으로 전환해 액션신을 다루는 강약 조절도 포인트다.

앞으로의 전개는 더욱 기대된다. 아직 자녀세대의 이야기만 나온 상황에서 부모세대의 이야기에는 물음표만 던져졌다. 과거 부모세대에서 어떤일이 있었는지, 빌런들의 등장 속 이들의 전쟁은 어떻게 이어질지, 그속에서 자녀세대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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