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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상공서 ‘스타워즈’ 현실화?…北 드론 침투하면 南 레이저 쏴서 무력화[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북한 무인기 1대 비행금지구역(P-73) 진입…군 전혀 인지 못해

드론·무인기 공세적으로 운용할 작전부대 ‘드론작전사령부’?창설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Ⅰ’…광원 레이저 표적에 직접 쏴 무력화

30차례 발사, 3㎞ 밖 상공 무인기 30대 모두 맞혀 100% 명중

현용 대공포 불발률 2~3%…지상에 낙하시 민간에 큰 피해 줘

레이저 대공 무기는 명중률이 99% 이상이고 2차 피해도 없어

고에너지 집속…소총 5.56㎜ 탄환보다 작은 영역의 표적 파괴

1회 발사비 2000원 안팎…2억원 대공미사일 보다 훨씬 경제적

표적이 특정물질로 차단시, 레이저 양 현저히 감소 공격력 약화

레이저 출력을 높일수록 대응할 수 있는 표적 범위는 대폭 증가

전차미사일 파괴,100㎾급 출력…순항미사일은 300㎾급 출력

미국, 출력 50㎾, 사거리 3~5㎞ 레이저 무기 개발·전력화 추진

이스라엘, 1㎞ 떨어진 무인기에 레이저를 조사해 격추실험 성공

프랑스, 무인기 격추하기 위한 레이저 무기를 함정에 시범 배치

지상 레이저 무기체계 운용 개념도. 광섬유에서 생성된 고에너지 레이저를 표적에 발사해 무력화한다. 자료: 한화시스템




대통령실이 위치한 서울 용산구는 비행금지구역(P-73) 이다. 허가 없이는 항공기와 드론을 띄울 수 없는 곳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지난해 12월26일 수도권 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1대가 1시간 가량 서울 상공을 비행하면서 대통령실 상공까지 진입했는데도, 군 당국은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P-73’은 대통령실 반경 약 3.7㎞ 상공으로 설정돼 있다.北의 무인 드론기가 대통령 경호를 위해 설정된 비행금지구역까지 들어온 것이다. 자칫 북의 무력 공격이 이어졌다면 국가적으로 큰 위협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야당 측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합참이 보고한 북한 무인기의 비행 궤적을 보니 은평·종로·동대문구·광진구, 남산 일대까지 왔다간 것 같다”며 북한 무인기가 비행금지구역을 통과했을 확률이 크다고 주장했다.

군 당국은 강하게 반박했다. 합참은 당시 “적(북한) 무인기는 비행금지구역(P-73)을 침범하지 않았음을 알려드린다”는 언론 공지를 통해 김 의원의 주장을 부인하며 “사실이 아닌, 근거 없는 얘기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국방부에선 “사실이 아닌 내용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작전에 참가했던 장병들의 사기도 있고, 또 적을 이롭게 하는 행위라고도 생각한다”고 성토했다.

결국 ‘북한 무인기가 비행금지구역으로 진입하지 않았다’던 군은 뒤늦게 이를 번복했고, 국민적 비판에 직면했다. 정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김승겸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북한 무인기 1대가 비행금지구역(P-73)에 진입했다고 보고했다고 군 당국이 밝혔다. 다만 군은 당시 무인기가 서울 종로구 상공에서 비행했고,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까지 들어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최초 입장이 거짓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야당과 국민의 불신은 물론 북한의 무인기 공격에 국가 안보의 최정점인 대통령실이 뚫리는 대공방어 시스템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지난해 12월 27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에서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 관련 뉴스가 보도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7년 6월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국방부 브리핑룸에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북한 무인기에 영공을 뚫린 군 당국은 드론·무인기를 공세적으로 운용할 작전 전담부대인 드론작전사령부를 창설하기로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는 9월께 창설을 목표로 관련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드론작전사령부가 자리 잡기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해 당장은 북한의 드론·무인기를 대적하기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군 당국이 대비책으로 내놓은 몇 가지 방안 중 1순위를 꼽는다면 ‘레이저 대공무기(블록-Ⅰ)’ 다. 광섬유로부터 생성한 광원 레이저를 표적에 직접 쏴 무력화시키는 무기체계다.

이 레이저포는 30차례 실시한 시험평가에서 약 3㎞ 떨어져 있는 무인기를 모두 맞혀 100%의 명중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충남 태안 안흥시험장에서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Ⅰ의 시험평가를 진행해 국방부로부터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30차례 발사해 3㎞ 밖 상공의 무인기 30대를 모두 맞혀 100%의 명중률을 기록했다. 영화 ‘스타워즈’처럼 드론을 활용한 제공 작전과 레이저를 쏘는 대공 방어가 현실 세계에서 활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국산 레이저대공무기 블록-Ⅰ은 스타워즈 광선 같아 ‘한국판 아이언빔’으로 불린다.

레이저포는 전방 등의 지상 고정진지에 설치돼 최대 수km 떨어진 적 무인기 등을 격추가 가능하다. 또 별도의 탄(彈) 없이도 전기만 공급하면 운용 할 수 있고, 미사일·기관포와 달리 낙탄(落彈)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도 적다. 특히 레이저포는 1회당 발사 비용이 2000원 정도로 저렴하고 소음이 없다는 장점을 갖췄다. 이르면 내년부터 양산돼 전방 부대에 실전 배치하는 등 전력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저포의 체계개발은 2019~23년까지 지상 진지 고정형인 ‘블록-Ⅰ’, 이후 2026년까지 차량 탑재형인 ‘블록-Ⅱ’로 개발된다. 향후에는 레이저포로 무인기뿐만 아니라 전투기·인공위성까지 요격할 수 있도록 성능으로 향상해 갈 계획이다.

'한국판 아이언빔'으로 평가 받는 국산 레이저 대공 무기 ‘블록-Ⅰ’의 형상도. 전방 등의 지상 고정진지에 설치돼 최대 수km 떨어진 적 무인기 등을 격추할 수 있다. 사진 제공=방위사업청


국방부가 무인기 요격용 레이저 무기 개발에 주력하는 배경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현용 대공포의 한계 때문이다. 국내에서 운용 중인 20~30mm 대공포 체계는 자체적으로 자폭신관을 갖추고 있지만, 불발률이 2~3% 달한다. 상당한 수량이 지상에 낙하할 수 밖에 없어 민간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실정이다.

단적으로 미국은 이라크 전쟁에서 미 해군 함정에도 장착돼 있는 20㎜ 벌컨포인 팰링스 CIWS(근접방어무기체계)를 지상화시킨 센츄리온 C-RAM(날아오는 적의 각종 포탄 즉 로켓포탄, 일반포탄, 박격포탄을 요격하는 대공포)을 투입해 높은 성과를 올렸다. 반면에 대량의 20mm탄과 파편이 주변 민가에 떨어져 상당한 곤혹스러운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다.

수도권에 배치된 한국 군의 30mm 대공포의 유효사거리는 3km 수준이지만, 실제 탄도 비행거리는 10km에 달해 국내이 민간인 거주 구역은 물론 북한 영토까지 날아갈 수 있는 위협적 요인이 군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레이저 대공 무기는 적 목표물을 탐지만 한다면 명중률은 99% 이상이고, 2차 피해도 전혀 없다는 장점이 있다. 북한 영공을 향해 얼마든지 조사(발사)도 할 수 있다. 특히 1회 사격 비용은 1000원~2000원에 불과해 경제적 부담도 없어 군 당국 입장에서는 최적의 선택지가 아닐 수 없다.

전술 공중 레이저(Tactical Airborne Laser Weapon System, TALWS)로 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상상도. 사진=유튜브-Lockheed Martin 캡처


레이저 대공 무기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

장점으론 우선 초당 30만 ㎞를 이동하는 지향성 에너지를 이용해 마하 8.0의 극초음속 미사일 등도 쉽게 요격하는 게 가능하다. 레이저 무기는 고에너지를 집속해 개인 소총의 5.56㎜ 탄환보다 작은 영역에 대해 표적을 구분해 파괴할 정도로 정확하다.



또 1회 발사 비용이 2000원 안팎으로 휴대용 대공미사일인 신궁(1발 2억 원)과 PAC-3(1발 80억 원) 등과 비교해 월등히 경제적이다. 기관포나 대포처럼 별도의 탄약이 없어도 전기만 공급하면 운용이 가능하고 포탄에 따른 지상 피해 우려도 적다.

반면 단점으론 레이저가 안개나 비 등으로 산란·굴절돼 표적에 원하는 에너지를 투사하지 못할 수 있다. 표적과 교전하기 위해 가시선(line of sight)을 유지해야 한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게다가 표적이 산악이나 특정물질로 차단돼 있으면, 표적에 도달하는 레이저의 양이 현저히 감소해 공격력이 약해진다. 빠르게 이동하는 표적의 경우엔 계속 추적해야 하고 파괴할 때까지 에너지를 전달해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 목표물이 급기동할 경우 추적과 격추에 제한이 따라 실패할 확률이 높아지는 약점이 있다.

다량으로 공격하는 드론을 빠른 속도로 교전하는 레이저 무기 상상도. 사진=유튜브 - US Military News 캡처


레이저는 결국 출력이 무기화의 수준을 결정한다. 이는 레이저 대공 무기의 공격력 핵심은 출력이라는 의미다.

출력을 높일수록 대응할 수 있는 표적의 범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현재즌 드론을 요격하는 수준의 20~60㎾급 출력에 머물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높여서 실전 배치가 이뤄진다면 레이저 무기는 전장의 풍경을 쉽게 바꿀 수 있다. 영화 스타워즈가 현실화 될 수 있다. 예컨대 대전차 미사일을 파괴하려면 100㎾급 출력을, 순항미사일은 300㎾급 출력을, 전투기나 지상표적 파괴를 위해서는 메가와트(㎿)급 출력이 필요하다. 출력이 클수록 그 위력이 증대된다는 의미다. 다만 레이저 대공 무기가 고출력을 내려면 전체 시스템의 규모가 커져야 하는데 현재 기술력으로서는 빠를 시일 내에 이를 넘어서는 게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그래도 당장은 방사청이 최근 성공시킨 지상 고정형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Ⅰ은 20㎾급 출력이 2030년까지 출력을 30㎾까지로 확장될 예정이다. 또 항공기나 함정, 차량 등에 장착할 수 있도록 블록-Ⅱ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개발에 따른 전력화가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지난해 우리 영공을 침범했던 전장 1.8m 크기의 무인기는 물론이고 그보다 훨씬 작은 소형 드론은 손쉽게 잡아내 격추할 능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지난 2021년 12월 중동 아덴만에서 미 해군의 상륙강습함에서 레이저 무기를 발사해 해상 목표물을 명중시키는 장면을 찍은 적외선 사진. 사진 제공=미 해병대


선진국들은 레이저 대공 무기 개발이 한창이다. 미국의 아담은 10㎾, 아테나는 30㎾, 이스라엘의 아이언빔은 20㎾, 독일의 HEL 이펙터는 20∼30㎾ 출력의 광섬유 레이저를 사용하고 있다. 이들 레이저 무기는 모두 1∼2㎞의 저고도로 침투하는 무인기 요격용이다.

최근에는 이 분야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국이 출력 50㎾, 사거리 3~5㎞의 레이저 무기를 개발하고 전력화를 추진 중이다. 미 해군은 2022년 알레이 버크(Arleigh Burke)급 구축함에 레이저 무기를 시험 설치했다. 미 공군은 향후 F-35 등에 레이저 무기를 탑재해 공대공 미사일 요격용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50㎾급 레이저 무기를 C-130, C-17 수송기 등에 장착해 상승단계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계획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탄도미사일 요격과 우주궤도에 있는 각종 위성 센서 파괴를 목적으로 소콜 에셜론(Sokol Eshelon)으로 불리는 레이저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 신형 레이저 무기 페레스베트(Peresvet)를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역시 드론 요격용으로 10㎾급 레이저 무기인 사일런트 헌터(Silent Hunter) 등을 개발 중이다. 또 30㎾ 출력의 지상 기반 레이저 무기 LW-30와 포드형(pod) 항공기 탑재 레이저 무기 개발에도 많은 투자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사 강국 이스라엘도 2021년 세스나기에서 1㎞ 떨어진 무인기에 레이저를 조사해 격추하는 시험을 성공하는 등 무인기 탑재 레이저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20㎾급의 아이언 빔(Iron Beam)과 50㎾급의 드론 돔(Drone Dome)은 개발 완료가 가시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레이저 무기를 탑재한 무인기를 아이언 돔, 다비드 슬링, 애로우 계열로 이어지는 다층 미사일 방어망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프랑스군도 지난해 드론 등 무인기를 격추하기 위한 레이저 무기를 함정에 시범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셉티드마인드 등 외신은 프랑스 방위사업청(DGA)과 방산기업 CILAS의 발표에 따르면 레이저 무기 ‘HELMA-P’는 비행 중의 무인기를 추적 및 격추하는데 특화돼 있다. 광학센서를 통해 비행 중인 무인기를 인지한 후 레이저로 공격하는 방식이다. 이때 레이저는 최대 거리 1km, 최대 출력은 2kW로, 레이저를 맞은 무인기는 몇 초만에 불타면서 격추된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 국방부가 유튜브를 통해 무인기가 레이저를 맞은 후 불이 붙은 채 추락하는 시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레이저 무기를 이용한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망 개념도. 사진 제공=이스라엘 국방부


이처럼 레이저 무기는 더 이상 영화나 게임 속 상상의 무기가 아니다. 현실화된다면 전쟁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되기에 충분하다.

이를 의식해 미국은 이미 극초음속 미사일, 자율무기와 더불어 레이저를 포함한 지향성 에너지 무기들을 미래전의 게임체인저로 설정했다. 미래전은 단위 부대의 역할이 강조되는 킬 웹(Kill Web)의 양상 및 전투원의 생명을 중시하는 비화약전이나 비살상전의 양상으로 전개될 수 밖에 없다는 게 미군의 판단이다. 따라서 레이저 무기는 이러한 전쟁 양상에서 감시, 타격, 방어, 통신 등에 있어 핵심 전략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레이저를 이용한 우주물체 감시는 이미 현실화 단계다. 드론이나 탄도미사일 등의 표적에 대해 화약형 무기체계 대비 효과적으로 타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플라스마 등 관련된 레이저 기능을 사용해 항공기나 함정, 차량에 대한 보호막(shield) 기능도 머지않아 실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미래전 양상에 걸맞은 레이저 무기의 출력을 증폭시키는 동시에 전장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크기와 무게를 어떻게 혁신적으로 줄여나갈 것인지는 중요한 과제다.

군 소식통은 “이번에 개발이 완료된 레이저 대공 무기를 양산·배치하기 위한 구매 예산이 신속히 편성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동시에 레이저 무기 개발과 관련해 민관군의 협력체계 구축과 전문인력 양성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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