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한미일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핵 공격을 감행하면 미국의 전략자산을 동원한 결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북한이 무모한 군사 도발을 하면 정권 붕괴 수준 이상의 강력한 응징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회담 전부터 교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도착에 맞춰 숙소로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별세를 추모하는 조화를 보냈다. 또 전화로 “부친의 별세에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고 윤 대통령은 “감사하다”고 답했다.
두 정상은 캠프데이비드에서도 친분을 과시했다. 먼저 도착한 바이든 대통령은 캠프데이비드에 도착한 윤 대통령을 미국 대통령 전용 숙소인 애스펀 로지(Aspen Lodge·산장)에서 맞이했다. 윤 대통령은 노타이차림으로 바이든 대통령과 애스펀 로지 주변을 약 15분간 산책하며 정해진 의제와 격의 없이 자유로운 대화를 나눴다. 이어서 22분간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북한 문제를 비롯한 양국 현안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한미 협력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진행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해 열린 4월 한미정상회담 이후 4개월 만에 개최됐다. 4월 회담에서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의 전략자산 훈련과 전략 수립에 참여하는 ‘한미 핵협의그룹(NCG)’ 출범 등을 담은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을 비롯한 미국 측 대표부는 7월 서울에서 NCG 1차 회의를 개최했다. 양국은 1차 회의에서 북한의 핵 공격이 있을 경우 한미가 즉각적·압도적·결정적 대응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회의 이후 대통령실은 “(한미의 대응은) 북한 정권의 종말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이 1차 NCG 회의에서 협의한 내용에 대해 확인하고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또 한미일 삼각안보협력체를 필두로 대만 문제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하는 조치를 이어가기로 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미국 정부가 중국을 겨냥해 추진하는 규제 정책으로 한국 기업에 불이익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존 커비 미 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8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전제 조건 없이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의 자리에 앉기를 원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창구는 열어두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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