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로 달 남극에 착륙을 시도한 러시아의 무인 달 탐사선 ‘루나 25호’가 20일 달 표면에 추락했다. 옛 소련 시절인 1976년 이후 47년 만의 달 탐사 계획 실패로 ‘전통의 우주 강국’ 러시아는 체면을 구기게 됐다.
달을 향한 인류의 도전에서 초기 우위를 차지한 나라는 옛 소련이었다. 소련의 달 탐사 계획인 ‘루나 프로젝트’에 따라 1959년 1월 루나 1호가 세계 최초로 달 궤도 진입에 성공했고 같은 해 루나 2호는 처음으로 달 표면에 도착(충돌)했다. 1966년에는 루나 9호가 달 표면에 착륙했다. 하지만 1969년 미국의 탐사선 아폴로 11호에서 내린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 성조기를 꽂는 순간 미소 우주 경쟁은 미국의 최종 승리로 결판이 났다. 소련의 달 탐사는 1976년 무인 우주선 루나 24호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2015년 러시아가 달 탐사 계획의 부활을 선언했지만 루나 25호의 실패로 쇠락한 러시아 우주산업의 현주소만 드러낸 셈이 됐다. 러시아는 여전히 우주 강국이지만 예산과 인력 부족 등으로 경쟁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세계 최초의 달 남극 착륙 기회는 이제 인도에 넘어갔다. 신흥 우주 강국 인도가 7월 14일 발사한 무인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23일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우주 패권 경쟁을 벌이는 미중도 달 남극으로 향한다.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달 남극은 자원 선점과 우주 개척의 거점이라는 점에서 우주개발 경쟁의 중요한 이정표다. 2013년 세계 세 번째로 달에 착륙한 중국은 내년 달 남극 탐사를 위해 ‘창어 6·7호’를 보낸다. 미국은 2025년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통해 최초의 유인 달 남극 착륙을 노린다. 미국은 중국이 자원의 보고인 달 영토를 선점해 영유권을 주장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밖에 일본·이스라엘의 민간 기업도 달 탐사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세계 7번째 달 탐사국인 한국의 목표는 2032년 달 착륙이다. 하지만 우주 로드맵의 첫 단계인 우주항공청 설립이 아직 국회에서 표류 중이다. 이래서는 우주로의 경제 영토 확장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우주 경쟁력은 미래 안보와 성장의 보루다. 우주개발과 우주산업 육성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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