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에서 처음으로 신탁방식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가 등장했다.
한국토지신탁·한국자산신탁 컨소시엄은 지난 16일 서초구 삼풍아파트 재건축추진위와 신탁방식 정비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삼풍아파트 추진위는 투표에 참여한 소유주 99%의 동의를 받아 한국토지신탁·한국자산신탁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추진위 관계자는 “신탁업계 선두 주자인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의 시너시를 통해 신속하고 투명하게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풍아파트는 24개 동, 2390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대단지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소유한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88년 준공 당시부터 압구정 현대아파트, 잠실 아시아선수촌아파트와 함께 강남 3대 고급 아파트로 이름을 알렸다. 단지 상 가부지에 들어섰던 삼풍백화점은 붕괴 후 현재 고급 주상복합인 아크로비스타로 개발됐다.
현재 삼풍아파트는 정비사업 초기 단계인 ‘정밀안전진단’을 진행 중이며 정비구역 지정을 앞두고 있다. 추진위와 한국토지신탁?한국자산신탁 컨소시엄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패스트 트랙 방식으로 사업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특히 컨소시엄은 주민 간 이견 조율을 통해 원활하게 재건축을 진행할 수 있도록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 해결에 방점을 두기로 했다.
실제로 한국토지신탁은 과거 주민 간 갈등으로 조합 설립 무효 판결까지 받아 표류하던 '마곡 신안빌라 재건축'에 참여해 원만하게 사업시행자 지정·고시를 획득하는 성과를 낸 바 있다.
컨소시엄 측은 “신탁방식 정비사업은 불필요한 비용 절감, 신속한 사업 전개, 갈등 해결을 통한 원만한 사업 추진 등 장점이 확실히 있는 사업방식”이라며 “양사가 쌓은 그동안의 노하우와 전문성을 살려 소유자들의 니즈에 걸맞은 사업 추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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