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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12분의 잭슨홀 메시지 “경제, 이렇게 좋으면 금리 올려야”

[2023 잭슨홀 미팅 연설]

금리 인상·장기 유지 가능성 시사했지만…

“회의 마다 결정하겠지만 신중해야” 강조

비주택 근원 서비스 물가 진전 “고무적”평가

2% 물가 목표제는 “변동없다” 선그어

중립금리 변경 판단 배제…“금리 높은 수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에서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연설하고 있다. 캔자스시티연은 유튜브영상 캡쳐.




“우리는 해야한다면 금리를 더 올릴 준비가 돼있고 목표 수준까지 물가가 떨어진다는 자신감이 들때까지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것입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24일(현지 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준 연례 경제정책회의(잭슨홀 미팅)에서 “비록 인플레이션은 정점에서 내려오는 환영할 만한 경과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약 12분간 진행된 파월 의장의 올해 잭슨홀 미팅은 전반적으로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전했던 메시지의 큰 틀을 유지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회의마다 기준 금리의 인상과 동결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 큰 골자다.

다만 지난해와 같은 매파 일변도와는 거리가 멀었다. 각론에 비둘기적 표현을 배치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가 얼마나 멀리 왔는지를 고려하면 앞으로 회의에서 새로운 데이터와 경제 전망 및 리스크를 평가할 것”이라면서도 “신중하게 움직여야할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자칫 추가 금리 인상이 과잉긴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대목이다.

파월 의장은 현재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이 지속 하락한다고 확신하는 초입에 있다고 봤다. 그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2월 5.4%로 정점을 찍었고 7월에는 4.3%로 점차 감소했다”며 “6월과 7월의 근원 물가가 낮아진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두 달 간의 데이터기 때문에 지속 하락을 확신하는데 필요한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파월 의장이 그동안 관심을 갖고 지켜본 비주택 부문 근원 서비스 물가에 대해서도 “지난 3~6개월 동안 측정한 인플레이션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근원 서비스 물가에서) 고용 부문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격 안정성을 회복하려면 추가적인 진전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과도한 경제 성장세에 주목…“계속 이러면 금리 올려야”


최근 경제 성장세에 대해서는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파월 의장은 “경제가 예상만큼 식지 않을 수 있다는 징후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추세를 넘는 성장이 지속된다는 증거가 계속되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올라갈 위험이 있으며 이는 곧 통화 정책의 추가 긴축을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연착륙 전망이 과도할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발언이다. 애틀랜타연은의 GDP나우에 따르면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는 5.9%에 이른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2% 수준으로 지속 가능하게 낮추려면 경제성장률이 추세를 밑돌고 노동시장 여건이 다소 완화되는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제한적인 통화정책으로 인해 금융여건이 긴축되면서 추세 이하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파월의장은 이번 잭슨홀 연설의 주요 주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던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해서는 "2% 는 우리의 인플레이션 목표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동안 학계와 시장에서는 2%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실업이나 경제 둔화를 초래할 수 있어 목표를 3%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파월 의장은 이를 의식한 듯 연설 시작과 동시에 “올해 제 발언은 (지난해보다) 조금 길어지겠지만 메시지는 동일하다”며 “인플레이션을 2% 목표까지 낮추는 것이 연준의 임무이며 그렇게 할 것”이라고 목표 변경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금리인상 ‘안먹 히는게 아니라 늦게 먹히는 것’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 객장 내 스크린에서 제롬 파월 연준의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이 생중계 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립금리가 올랐다는 판단도 배제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중립 금리를 확실하게 식별할 수 없기 때문에 통화 정책이 얼마나 제약적인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항상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고 잠재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의 금리를 일컫는다. 현재 장기 인플레이션 전망(2%)을 제외한 실질 중립금리는 0.5%지만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커지면서 연준이 이를 높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연준의 기본적인 금리 수준을 높여 피벗(pivot·통화정책 방향 전환)을 늦추는 요인으로 꼽혔다. 다만 이날 파월 의장은 중립 금리가 인상했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으면서 앞으로 연준은 인플레이션의 진척이 있을 경우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전망이다.

파월 의장은 중립금리가 상승했다고 당장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정책의 지연효과를 꼽았다. 그동안 시장은 고용시장과 소비자 수요가 충분히 줄지 않는 이유를 중립 금리가 올랐기 때문으로 봤다. 경제 체질이 강해져 웬만한 수준의 금리는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정책 평가는 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지연 기간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더 복잡해진다”며 "앞으로 상당한 추가 지연이 있을 수 있다"며 경제의 호조가 중립금리 상승 때문이 아닌 지연효과 때문이라고 봤다.

파월 의장은 특히 현재 기준 금리가 인플레이션을 누를 만큼 충분히 높다고 봤다. 그는 “실질이자율은 이제 양의 값을 가지며 중립 정책 금리에 대한 주류 추정치를 훨씬 상회한다”며 “우리는 현재의 정책 입장이 제한적이며 경제 활동, 고용 및 인플레이션에 하향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질이자율이 양의 값이라는 표현은 인플레이션보다 기준금리가 더 높다는 이야기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흐린 하늘 아래 별을 따라 항해하고 있다”며 “(매 회의마다) 평가를 바탕으로 우리는 추가 긴축을 할지, 아니면 정책 금리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추가 데이터를 기다릴지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며 연설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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