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사각이 비정규직 악순환의 원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는 분석이 나왔다. 비정규직일수록 실업급여 혜택이 부족해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27일 직장갑질119와 아름다운재단이 이달 2~10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한 결과 16.7%는 ‘1년 간 의지와 무관하게 실직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답변율은 비정규직일수록, 임금이 낮을수록, 직장 규모가 작을수록 높았다. 비정규직의 답변율은 31%로 정규직(7.2%)의 4배를 넘었다.
답변자(167명) 중 비자발적 퇴사 경험자 134명에게 실업급여 경험을 묻자 68.7%는 ‘없다’고 답했다. 답변자 중 92명에게 이유를 묻자 ‘고용보험 미가입’이 28%로 가장 많았다. 23.9%는 ‘자발적 실업으로 분류’라고 답했다. 실업급여는 원칙적으로 비자발적 실업만 가능하다.
노동계에서는 근로자가 실업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로 사용자의 갑질을 꼽는다. 정부 사업에서 불이익을 받을 게 걱정돼 근로자의 권고사직을 자발적 퇴사로 바꾸는 것이다. 하지만 자발적 퇴사를 한 근로자는 실직급여를 받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직장갑질119는 이직 사유 변경을 요구하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폭언, 협박을 했다는 제보를 꾸준히 받고 있다. 직장갑질119 측은 “정부가 할 일은 실업급여를 줄이는 게 아니라 실업급여 갑질을 없애고 전국민 실업급여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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