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으로 변신한 송강호의 열연이 담긴 영화 '거미집'이 극장가를 찾아온다.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거미집'(감독 김지운)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배우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그리고 연출을 맡은 김지운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거미집'은 다 찍은 영화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송강호)이 검열을 시작하고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는 작품이다.
김지운 감독은 칸영화제에서의 호평에 대해 회상했다. 그는 "세 번째 가게 됐는데 (송강호 배우를 제외한) 나머지 배우들은 처음 갔다. 긴장하지 말고 즐기라고 했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작품에 대해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것 같은 망상에 사로잡힌 감독이 다 끝나고 집에 돌아간 배우와 스태프들을 다시 불러모으면서 이틀 동안 촬영하며 일어나는 아수라장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걸작을 만들고 싶은 연출자 김열 역을 맡은 송강호는 작품과 자신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인간의 욕망을 다루는 작품이다. 충돌 속에서도 탄성이 나오는 지점들이 똘똘 뭉쳐있는 영화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김열은) 예술가로서 욕망이 있다. 분출을 못해서 어쩔줄 몰라하는 사람이다. 우리의 모습 중에 그런 모습이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송강호는 이번 작품을 통해 감독 역할을 처음 맡았다. 그는 "감독 역을 하는 것이 너무 신났다. 내 마음대로 했다"고 회상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김지운 감독은 송강호에 대해 "현장에서 감독이 부재하다면 감독을 할 수 있는 배우"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베테랑 배우 이민자 역을 연기한 임수정은 작품 속에서 오정세가 맡은 강호세 역의 아내로 등장한다. 그는 "원래 영화 속에서는 남편의 외도에도 순정적인 여성으로 나오는데 바뀐 시나리오에서는 캐릭터가 변한다. 조금 더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으로서의 변화가 두드러지는 캐릭터다"라며 자신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임수정은 작품 속에서 맡은 역처럼 이날 행사에서도 연륜 있는 베테랑 배우다운 면모를 자랑했다. 이에 대해 그는 "김지운 감독님이 베테랑 배우 역을 주셨기에 베테랑 배우답게 연기했다. 작품 속에서도 실제 직업인 배우 역할을 연기할 수 있었다는 것이 행운이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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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둥이 톱스타 강호세 역의 오정세는 "김지운 감독과 첫 작업"이라며 들뜬 모습을 보였다. 이어 칸영화제 방문에 대해 "너무 반겨주셨다. 걸어가는데 사진 기자 분들이 이름이 불러주셨다. 나를 부르길래 봤더니 수정이를 불러달라고 하더라"고 에피소드를 밝히며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오정세는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호세 역을 맡으며 파격적인 외모를 선보였다. 이에 대해 "처음에 구렛나룻를 붙였을 때 인위적인 느낌이 들었는데 언제부턴가 없으면 허전한 느낌이 들더라. 내가 봐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싱크로율에 대해 "10퍼센트 정도인 것 같다"며 자신과 닮지 않았음을 강력하게 피력했다.
제작사 신성필름의 후계자 신미도 역의 전여빈은 "당시 가장 잘 나가는 영화 제작사의 유일한 후계자고 배우들과 달리 스태프의 역할을 맡고 있다"며 자신의 역할을 설명했다. 이어 "김열 감독을 유일하게 지지하고 믿어준다"고 덧붙였다.
전여빈은 '거미집'을 향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그는 이번 작품에 온 열정을 다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는 "미도로서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며 작품을 향한 기대감을 모았다.
라이징 스타 한유림 역의 정수정은 그만의 새침한 매력을 작품에 녹여냈다. 그는 "겉으로 보면 여우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소녀처럼 보이기도 하고 자신이 할 일은 하는 책임감 있는 친구다"라며 한유림에 대해 소개했다.
이어 정수정은 '거미집'에 쏟은 열정에 대해 "감독님이 연기를 해주시더라. 그때 살짝 멘붕이 왔지만 바로 흡수하고 열습 열심히 했다. 그 시대 때의 영화를 보면서 최대한 말투와 분위기를 해내려고 노력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거미집'은 올해 추석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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