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일 새벽에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기습 발사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지난달 30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쏜 지 사흘 만이다. 북한은 해당 발사에 대해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해 전술핵 공격 가상 발사 훈련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도발을 분석한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발표는 과장됐다”고 일축했다.
합참은 2일 기자단에 보낸 공지문에서 “우리 군은 2일 토요일 4시쯤부터 북한이 서해상으로 발사한 순항미사일 수 발을 포착했다”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북한의 추가 징후와 활동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해당 순항미사일 발사를 조선인민군 서부지구 전략순항미사일운용부대가 실시했다고 이튿날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밝혔다. 통신은 “2일 새벽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적들의 침략 전쟁 기도를 억제할 수 있는 행동 의지와 능력을 철저히 시위한 데 대한 해당 군사훈련 명령을 하달했다”며 “훈련에 동원된 ‘미싸일병구분대’는 청천강 하구에서 장거리 전략순항미싸일 2발을 조선 서해로 발사하여 1500㎞ 계선의 거리를 모의한 8자형 비행 궤도를 각각 7672∼7681초간 비행시킨 후 목표 섬 상공의 설정 고도 150m에서 공중폭발시켜 핵 타격 임무를 정확히 수행했다”고 보도했다. 실질적인 핵 위기를 경고하기 위한 전술핵 훈련이었다는 주장이다. 통신은 그러면서 미사일 2기 가운데 1기의 비행 및 공중폭발 장면만 사진으로 발행했다.
우리 군의 합참은 이 대목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2발 모두 공중폭발에 성공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통상 북한 관영 매체는 무기 체계 실험이 성공할 경우 대외적으로 국방력을 과시하기 위해 관련 내용을 대대적으로 선전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발사된 미사일 2기 중 1기의 사진만 공개해 나머지 미사일 1기는 목표 달성에 실패했거나 ‘드러내고 싶지 않은 정보’를 포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군 당국의 판단이다.
합참은 북한이 사흘 전 심야에 기습 발사한 SRBM 2발에 대한 평가 역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합참이 이같이 밝힌 만큼 당시 탄도미사일 발사 역시 일부 실패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우리 군이 미사일 시험 발사가 성공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100% 신뢰하지 않는 것은 김정은 정권이 과거에도 허위 정보를 흘려 자신들의 무력을 과시하는 선전전에 이용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10일 미사일이 동해상의 알섬으로 추정되는 섬을 폭격하는 사진을 공개했는데 서울경제신문이 분석한 결과 같은 해 1월 28일 실시했던 폭격 훈련 장면을 약간 수정해 올린 가짜 뉴스였던 것으로 판명 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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