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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가 못 낸 선생님 대신해서" "아이에게 보여주려" …'서이초 사망 교사 49재' 추모 물결

4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앞에 근조 화환이 놓여있다. 정유민 기자




서울 서이초등학교 사망 교사의 49재인 4일 전국 각지에서 고인을 향한 추모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는 이날 오전부터 전국 각지에서 온 시민들과 교사들로 붐볐다. 국화를 든 조문객들이 20m 가량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연출될 정도였다.

이들은 무거운 적막 속에 차례대로 헌화를 하며 고인을 기렸다. 분향을 하던 중 이들 사이에서 울음이 터지자 여기저기서 흐느낌이 이어졌다.

4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서 조문객들이 추모 메시지를 적고 있다. 정유민 기자




이날 현장을 찾은 교사들은 고인에 대한 추모와 함께 ‘공교육 정상화’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다. 33년 간 교직 생활을 하다 올해 퇴직했다는 신윤남 씨는 “현직에 있었을 때부터 교권에 대해 느꼈던 곪은 문제가 터진 것”이라며 “오늘 병가를 내지 못한 선생님 1명이라도 대신해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병가를 내고 춘천에서 왔다는 교사 김 모(30)씨도 “고인이 세상을 떠난 지 49일 째이지만 여전히 교육 현장은 그대로”라며 “체험학습 신청을 통해 응원을 보내 준 학부모들 덕분에 용기를 냈다”고 추모 이유를 밝혔다. 또 다른 교사도 “지금이 교육환경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 추모객들이 남긴 추모 메시지. 정유민 기자


가족 단위의 추모객도 눈에 띄었다. 10살 난 아들과 함께 조문객들에게 국화꽃을 나눠주던 한 봉사자는 “서이초 선생님이 돌아가신 뒤 매일 아이와 추모 공간을 찾았다”며 “아이도 함께 슬퍼하며 (봉사의) 의미를 알고 있다”고 울먹였다. 인천에서 1학년, 3학년 자녀의 손을 잡고 조문을 하러 온 양 모(38) 씨도 “고인을 기리는 마음에 체험학습 신청을 하고 아이들과 왔다”며 “아이들에게 최근의 일들을 설명하기보다 직접 추모 현장을 보여주는 게 아이가 느끼는 게 많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왔다”고 담담히 말했다.

오후 3시부터는 서울시교육청과 학교 측 주최로 49재 추모제가 진행된다. 사망 서이초 교사의 유가족과 유가족 초청 인사,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 등 교직단체 대표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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