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의 투쟁 시계가 다시 빨라졌다. 이미 노동계 내에서는 정권 퇴진까지 구호로 나올 만큼 정부와 대립 양상이 심해지고 있다. 하지만 노정 대화는 요원한 상황이어서 둘의 갈등이 풀릴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5일 한국노총에 따르면 한국노총은 11월 11일 전국노동자대회를 연다. 참여 규모는 10만명으로 예고했다. 이는 근래 한국노총이 연 집회 중 최대 규모다. 11월 집회는 정부 규탄 성격을 지닌다. 한국노총은 대회 목적을 ‘윤석열 정권 심판, 노동입법 관철’로 요약했다. 노동입법은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조법 2·3조 개정안이다. 노동계가 최우선 입법 과제로 여기고 있다. 조합원 수가 가장 많은 한국노총의 ‘거리 투쟁’은 현 정부 출범부터 시작됐다. 한국노총은 내주 위원장이 직접 구체적인 노동자대회 목표와 계획을 밝힐 방침이다.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도 이달 중순부터 11월까지 총 3회에 걸쳐 대규모 공동 파업을 열기로 했다. 전국철도노조를 비롯해 건강보험공단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 부산지하철노조 등 공공기관 사업장이 대거 참여한다.
공공운수노조는 현재 파업 참여 확정 인원을 6만5000여명이라고 밝혔다. 계획한대로 공동 파업이 이뤄진다면 2016년 이후 최대 규모다. 공공운수노조는 2016년 9월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공공기관 성과 연봉제 및 퇴출제를 반대하면서 총파업을 벌였다. 당시 박 정부는 노동계의 반발을 고려해 추진했던 정책을 접었다. 공공운수노조의 요구 조건의 핵심은 민영화 중단과 사회공공성 확대다. 노조 측 “이번 파업의 원인은 윤석열 정부에 있다”며 “파업을 피하고 싶다면, 우리와 진지하고 성실한 노정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동계 투쟁의 정점은 11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11월 전국노동자대회를 열 계획이다. 민주노총의 7월 총파업에는 25만여명이 참여했다. 경영계는 정부에 역할을 촉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공공운수노조의 파업에 관한 입장문을 내고 “민영화 저지, 직무성과급 폐지, 노동개혁 중단을 내세운 불법파업”이라며 “위법한 쟁의와 불법이 일어나면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정이 대화로 갈등을 풀 가능성은 낮다. 한국노총은 6월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의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기구 참여를 전면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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