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채 차량을 몰다 행인을 치어 중상을 입힌 일명 ‘롤스로이스 사건’의 차주 신모(28)씨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검찰이 1억 원이 넘는 돈다발을 확보한 후 폭력조직 활동 연관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준호)는 지난달 21일 신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1억원이 넘는 현금을 발견했다. 검찰은 이 돈이 조폭 활동으로 부당하게 거둔 수익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금을 추적하고 있다.
앞서 구속된 신씨가 최근 선임한 검찰 고위직 출신 전관 변호사에 대한 수임료 출처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검찰은 신씨가 이른바 ‘또래 모임’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조직폭력 유형과 연루된 정황을 포착한 상태다. 또래 모임은 일명 ‘MZ 조폭’이라고도 불린다. 지역을 연고로 한 기존 조폭과 달리, 20·30대 폭력배가 조직을 넘나들며 비슷한 나이대끼리 모인 조직이다.
신씨는 지난달 2일 오후 8시10분쯤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역 4번 출구 인근 도로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가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신씨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뺑소니),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중상해, 도로교통법상 약물운전 혐의 등을 적용해 지난달 18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신씨는 사고 당일 병원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미다졸람과 디아제팜을 투약받고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직후 간이시약 검사에서 또 다른 향정신성의약품인 케타민 성분이 나왔다. 신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다가 사고 이튿날 석방됐는데,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케타민 등 7종의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이 검출됐다.
롤스로이스 차량에 치인 20대 여성 피해자는 머리와 다리 등을 크게 다쳐 여전히 뇌사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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