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물건 투자’로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피해자들을 속여 수백억대 사기 피해를 낸 혐의를 받는 부동산 투자사 대표가 5일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사기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배임 혐의 등으로 부동산 투자사 ‘A’의 대표인 50대 남성 B씨가 구속 상태로 조사받고 있다.
B씨는 2019년부터 올해 초까지 "유치권 등 특수물건을 낙찰받은 뒤 재매각해 얻은 차익으로 45%에 달하는 수익을 보장하겠다"고 속여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A사는 온라인 광고, 오프라인 투자설명회 등을 열고 이른바 '돌려막기' 방식으로 정상적인 수익이 나는 것처럼 부동산 투자 사업을 홍보해 지속해 투자자를 모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A사는 유치권·지상권 등이 설정된 특수부동산을 투자금으로 공동 매수한 뒤 대출 및 재판매로 수익을 내겠다고 피해자들을 설득했다. 감정가 대비 저가로 낙찰받은 뒤 투자사가 유치권 문제 등을 해결해 매수액보다 비싸게 되팔면 투자자들에게 연 40~45%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 측은 “투자 초반에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일부 수익금을 지급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올해 2월 투자금 지급 연기를 의심한 피해자들이 투자 부동산에 대한 등기부등본을 떼본 결과 A사가 사전 고지 없이 대부업체 등으로부터 거액의 대출을 받아 투자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이 확이됐다. 이에 4월에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며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현재까지 피해자는 약 120명이며 피해액은 15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피해자 측은 현재까지 고소에 참여한 피해자만 300명에 이른다며 총 피해자 수는 1000명 이상, 총 피해액 규모도 1000억원을 넘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해당 주장에 대한 근거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서울남부지법 김지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5일 A씨에 대한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외에 투자사 부사장부터 영업사원까지 관계자 7명도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다만 경찰 측은 A씨 및 회사 직원들의 전과 및 경제범죄 기록 여부는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밖에 대부업체 측의 가담 의혹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가담자 관련 수사는 현재 진행 중이며 우선 A씨는 다음 주 중 송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