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 교류를 통해 한국과 일본·중국 3국 젊은이들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문화적 열정을 서로 나눌 때 국가 간 신뢰와 우정도 쌓을 수 있습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8일 전북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린 ‘제14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 기조연설에서 “한국·중국·일본 3국 간 문화 교류는 미래 세대가 중심에 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과거 불행했던 역사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사고와 행동을 할 수 있는 젊은이들이 동북아 3국 교류를 주도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이날 박 장관은 내년 1월 열리는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대회’가 “청소년들의 스포츠·문화예술 축전으로 매력적인 패러다임을 펼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다양한 문화 교류를 추진할 것을 제안하고 관심을 당부했다. 그는 또 “‘2030 부산엑스포’는 글로벌 문화 교류와 미래 세대의 꿈이 펼쳐지는 무대, K컬처가 화려하게 작동하는 장이 될 것”이라며 유치에 대한 지지도 요청했다.
한중일 문화장관 회의는 한중일 간 문화 교류와 협력을 위해 2007년 출범했으며 매년 각국을 순회하며 개최된다. 3국 장관이 한자리에서 만난 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년 만이다. 이날 회의에는 박 장관과 함께 후허핑 중국 문화여유부 부장, 나가오카 게이코 일본 문부과학성 대신이 함께했고 이런 내용을 담은 ‘2023 전주 선언문’을 공동으로 채택해 공개했다.
선언문에서 한중일 3국은 젊은 세대 간 문화 교류 확대, 동아시아 문화 도시를 비롯한 지역 간 교류 강화에 힘쓰기로 했다. 또한 장애 유무에 상관없는 공정한 문화 접근 기회 보장, 초고령화·기후변화 등 국제적인 과제의 문화적 해결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박물관 등 문화 기관 간 연계망 강화, 문화 콘텐츠 산업 협력 강화, 국제 스포츠 대회를 계기로 한 문화 예술 교류 행사 진행 등에도 나선다.
3국 장관은 2014년부터 선정하는 ‘동아시아 문화 도시’의 2024년 도시로서 한국 김해시, 중국 웨이팡시와 다롄시, 일본 이시카와현을 선포했다. 이번 회의가 열린 전주는 한국의 ‘2023 동아시아 문화 도시’다.
앞서 7일 박 장관은 일본·중국과 양자 회담도 진행했다. 박 장관은 나가오카 대신과의 회의에서 “양국이 ‘협력 속 경쟁, 경쟁 속 협력’을 통해 세계 콘텐츠 시장을 이끌 수 있도록 지원해나가겠다”고 했으며 이어진 후 부장과의 회의에서는 이달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 등 문화 산업 교류, 중국 단체 관광 재개를 계기로 한 관광 교류 활성화를 논의했다.
3국 장관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린 ‘2023 한중일 공예전-화이부동(和而不同)’도 함께 관람했다. 전시에는 한중일 47명 작가의 작품 50점이 출품됐다. 전시회는 도자·금속·섬유·유리 등 재료별로 3국 작품을 나란히 전시했다. 이후 환영 만찬에서는 3국 장관이 전주의 대표 음식인 비빔밥을 함께 비비는 기념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문화를 통한 우정과 협력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 자리에서 박 장관은 “한중일 문화장관 회의는 동북아 문화·인적 교류의 전략 플랫폼으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내년 회의는 일본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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