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체류하는 이주민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동포 상당수가 월 200만 원 미만의 저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동포의 고령화와 장기 체류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들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1일 서울노동권익센터가 내놓은 ‘서울 지역 중국 동포 일자리 특성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동포는 2021년까지 전체 체류 외국인의 약 30%로 가장 비중이 높다. 2021년 기준 국내 중국 동포 52만 3073명 가운데 수도권 거주 인원은 서울 30.3% 등 83.4%에 이른다.
중국 동포 생활의 ‘바로미터’인 서울 거주 중국 동포의 2021년 기준 월평균 임금을 보면 200만 원 미만이 28.2%로 2018년 이후 20%대 박스권이다.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의 임금 평균값 성격인 중위 임금(232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불안한 고용 형태가 중국 동포의 저임금을 만든 구조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중국 동포 중 임시 일용직 비율은 60.1~79.9%다. 상당수는 사회 안전망 사각지대에 있다.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의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가입률은 90% 이상이지만 중국 동포의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가입률은 각각 46.2%, 51%에 그쳤다.
우려스러운 점은 중국 동포의 고령화가 점점 빨라지고 장기 체류 비중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10년 이상 거주한 중국 동포 비중은 2013년 16%에서 2021년 49.9%로 3배가량 늘었다. 2021년 기준 50세 이상 중국 동포 비중도 61.6%까지 증가했다. 가정을 꾸리려는 중국 동포는 교육·주거·의료 등 여러 부문의 생활비가 1인 가구나 일시 체류 인원보다 더 많이 필요하다.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정책연구본부장은 “중국 동포를 받아들인 초기 정책은 장기적 정주 여건이 미흡했다”며 “정부는 이들이 50~60대가 되면서 더 심각하게 마주한 빈곤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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