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한국은 쌀밥과 반찬을 먹는 나라라서 비슷한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에 대해 음식 문화를 잘 알아가는 게 (양국 간 교류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맛있는 거 먹으면서 싸우는 사람은 없잖아요.”(구스미 마사유키)
“요즘 음식은 사람과 문화를 하나로 이어주는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요. 한국 음식 많이 소개해주세요. 나도 일본 음식 많이 소개해드릴게요.”(허영만)
한국과 일본, 양국의 음식 만화를 대표하는 두 작가가 만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3일 ‘고독한 미식가’의 구스미 마사유키(65) 작가와 ‘식객’ 허영만(75) 작가의 대담을 서울 종로구 소재 한옥에서 진행했다. 이번 이벤트는 음식을 통한 한일 문화 관광 교류 활성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구스미 작가는 세계 10여 개 나라에 번역·출간된 ‘고독한 미식가’를 비롯해 ‘하나씨의 간단 요리’ ‘황야의 미식가’ ‘방랑의 미식가’ 등 다양한 음식 만화의 스토리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고독한 미식가’는 수입 잡화상으로 일하는 한 남성이 일본 등지를 다니며 홀로 다양한 음식을 즐기는 일본 요리 만화로 작가는 동명 드라마에서 매회 드라마 속 식당을 직접 방문하는 영상을 선보여 독특한 재미를 줬다. 허 작가는 드라마와 영화로도 제작돼 큰 인기를 끈 ‘식객’을 비롯해 만화 ‘날아라 슈퍼보드’ ‘비트’ ‘꼴’ 등 다수의 히트작을 낸 국민 만화가다.
이날 대담자로 나선 허 작가는 구스미 작가와 지역 제철 음식과 현지 맛집에 관한 관심이 그 나라에 대한 관광과 재방문을 이끄는 중요한 매력이라는 데 공감했다. 둘은 마치 오랜 형제처럼 김치에 대한 양국의 맛 비교를 비롯해 고춧가루의 유래, 한국과 일본의 우동, 복어구이와 삼겹살, 혼술·혼식 등 다양한 음식 이야기로 만찬을 벌이듯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 음식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구스미 작가는 먹는 사람이 마음대로 섞어서 더 맛있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반찬이든 국이든 밥에 비빌수록 점점 맛있어지는 점, 스스로 먹는 방식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라며 “밑반찬을 굉장히 좋아하고 반찬을 먹느라 배가 불러서 주요리를 못 먹기도 한다”고 웃음 지었다. 허 작가는 “일본은 밥이 맛있다. 손님이 오면 그때 바로 퍼주기 때문”이라고 추켜세웠다.
구스미 작가가 “일본의 젊은이들이 한국 음식을 즐기는 것이 한국 여행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음식은 한국을 찾게 만드는 이유”라고 말하자 허 작가는 “음식은 여행을 하고 싶게 만드는 충동의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공감했다.
12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한 구스미 작가는 서울 서촌과 삼청동 등 일본인에게 매력적으로 비칠 만한 ‘현지인 맛집’을 찾았다. 작가가 직접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를 패러디해 한국 골목 곳곳의 숨겨진 맛집을 영상으로 담아 일본 관광객들에게 알릴 예정이다.
문체부는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를 시청하는 일본인의 70%가 남성인 점에 착안해 이 영상을 샐러리맨 맛집, 혼술 맛집 등 일본 남성층을 대상으로 한 K음식 관광 콘텐츠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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