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아파트지구의 재건축 밑그림에 해당하는 지구단위계획이 47년 만에 만들어졌다. 통상 지구단위계획을 고려해 정비계획이 수립되는 만큼 신통기획을 신청하지 않은 1·6구역도 최대 300%의 용적률이 적용돼 50층 안팎의 건물을 올릴 수 있게 됐다.
14일 서울시는 전날 제14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개최해 이 같은 내용의 ‘압구정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안’을 수정가결했다고 밝혔다. ‘압구정아파트지구’를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전환하는 게 골자로 건축물의 용도, 밀도, 높이 등의 규제가 완화됐다.
계획안에 따르면 창의적인 건축계획을 통해 대규모 주택단지가 조성되도록 이 지역을 특별계획구역 1∼6구역으로 나눠서 관리한다. 1∼6구역 모두 용적률은 기준 230%, 법적 상한 300%를 적용한다. 50층 내외 건축이 가능한 수준이다. 1∼6구역 재건축이 모두 완료되면 총 1만 466가구의 ‘미니 신도시’가 조성된다.
세부적으로는 상가가 허용되지 않던 기존 주택용지에 상가를 포함한 주상복합 건립이 가능해진다. 아파트지구 내 상업 기능을 담당하던 중심시설용지는 주거용도 도입이 가능해지며 개발잔여지에 비주거용도 건축이 허용된다. 다만 중심시설용지에 주거용도를 허용받기 위해서는 관련 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며 주거용도 허용으로 발생하는 개발이익(지가상승)의 5~10% 범위 내의 공공기여가 필요하다.
아파트지구는 1970∼1980년대 고도성장기에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공급할 목적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하나의 용지엔 하나의 용도만 가능해 시간이 흐르면서 주상복합 등 현대 도시가 요구하는 요구를 수용하는 데 한계가 나타났다. 이에 시는 2017년 아파트지구를 일괄 폐지한 뒤 지구단위계획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지구단위계획은 2017년 11월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한 차례 보류된 바 있다. 시는 지난해 11월 개정된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전환지침’을 반영해 계획을 보완하면서 이번 심의를 통과했다.
시는 향후 주민(재)열람공고를 거쳐 하반기에 압구정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을 최종 결정·고시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압구정아파트지구의 지구단위계획으로의 전환을 통해 도시·사회 여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주변 지역과 조화로운 통합적 도시관리체계가 마련되어 주택공급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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