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기업인들과 꾸린 ‘민관 합동 우크라이나 재건협력단’이 처음으로 현지를 방문해 재건 사업 참여에 착수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밝힌 우크라이나에 대한 23억 달러(약 3조 원) 규모의 공여 계획을 바탕으로 공기업을 중심으로 철도·공항·댐 등을 재건하기 위한 6대 프로젝트를 올해부터 시작한다. 향후 민간 수주도 적극 따내 1조 달러(약 1200조 원)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재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원희룡 장관이 이끄는 우크라이나 재건협력단이 13∼14일 수도 키이우를 찾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났다고 15일 밝혔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기업인들이 대거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이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을 위해 올 7월 현지를 찾은 후 두 달 만에 기업인들의 방문이 성사됐다.
재건협력단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 재건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정부와 키이우에서 공동으로 ‘한·우크라 재건협력포럼’을 열어 양국 정부가 중점 추진할 6대 프로젝트도 발표했다. △키이우 교통 마스터플랜 수립 △우만시(市) 스마트시티 마스터플랜 수립 △보리스필 공항 현대화 △부차시 하수 처리 시설 재건 △카호우카댐 재건 지원 △철도 노선 고속화(키이우∼폴란드 국경) 등이다. 사업 주체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한국수자원공사 등 공기업이다. 정부는 사업 추진의 첫 단계인 계획 수립에 빠르게 착수해 내년 중 순차적으로 타당성 조사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번 방문 기간에 양국 정부는 원 장관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석하에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공여를 위한 첫 단계인 ‘공여 협정’도 정식으로 체결했다. 정부는 내년 우크라이나에 3억 달러를 무상 지원하고 2025년부터 20억 달러를 EDCF을 통해 장기 저리로 빌려주기로 했다. 원 장관은 “현지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을 발판 삼아 우리 기업이 조속히 재건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보 및 네트워크, 금융 등 패키지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단은 국토부, 해양수산부 및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수자원공사 등 공기업과 삼성물산·현대건설 등 민간기업 관계자 30인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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