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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권력 원한다면 '착한사람' 콤플렉스부터 벗어나라

■권력을 경영하는 7가지 원칙

제프리 페퍼 지음, 비즈니스북스 펴냄

당당하게 규칙 깨기·인맥 쌓기

이미 권력자인 것처럼 행동 등

인종·성별·계층 장애물 넘어서

성공 위한 권력의 기술·원칙 제시





권력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거리감을 준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권력을 가진 이를 동경한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권력을 가진 사람은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이끌어 갈 힘이 주어진다. 권력을 갈구하지만 애써 이 같은 사실을 외면하는 인간의 심리에 대해 저자는 경종을 울린다. 인정하라, 그리고 경영하라.

신간 ‘권력을 경영하는 7가지 원칙’을 쓴 제프리 페퍼 스탠퍼드대 교수는 권력학 전문가로 꼽혀온 인물이다.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를 지내면서 40여 년간 권력을 연구해 왔다. 그의 강의는 학생들에게 높은 선호의 대상이라고 한다. 권력에 대한 그의 색다른 접근이 회사와 조직에서 고위직에 오르는 데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아시아 여성이지만 MBA 과정을 밟았다는 강점을 이용해 조직 내에서 힘 겨루기에 성공한 크리스틴의 사례가 그러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책은 권력의 7가지 원칙을 따른 정재계 리더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목한다. AP연합뉴스


저자가 제시하는 7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착한 사람’ 이미지에서 벗어나라. 당당하게 규칙을 깨라. 이미 권력자인 것처럼 행동하라. 성공한 사람으로 나를 브랜딩하라. 영리하게 인맥을 쌓아라. 권력은 얻은 즉시 사용하라. 권력의 과거는 처벌받지 않는다.

이러한 원칙들은 한 가지의 흐름으로 귀결된다. 타인은 내가 형성하는 나의 이미지에 맞춰 나를 인식한다는 점이다. 내가 자아를 자신감 있게 구축할수록 조직 내의 시선도 달라진다. 따뜻함과 유능함이라는 감각은 상반되는 특성을 지니기 때문에, 지나치게 상대방의 호감을 사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책은 ‘설득의 심리학’을 저술한 로버트 치알디니의 말을 빌려 온다. 먼저 유능함을 보여줘라. 그리고 따뜻함을 보여줘라. 권력을 가진 이의 의외의 일면으로 보일 것이다.

미국 내 비주류인 여성과 유색 인종 등 소수 집단에 대한 접근도 흥미롭다. 이들은 백인 남성으로 대표되는 주류 세력에 비해 집단적으로 사고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사회의 규칙 또한 깨는 것이 아니라 따를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저자는 소수 집단에게 주어진 차별에 대해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는 “사람들은 자신의 인종, 성별, 사회 계층 때문에 마주하게 되는 장애물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장애물을 극복하고 성공할 가능성을 높이는 권력의 기술과 원칙을 습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은 분명히 자신만의 틀에 갇힌 사람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한국 사회에서도 직장에서 ‘착한 사람’으로 남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성취를 양보하는 사람은 적지 않다.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사소한 규칙에 휘둘리는 이들도 많다. 특히 책 속에서 여러 차례 강조된 인맥은 나의 특별함을 높이고 남들보다 앞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완벽한 수단이다.

다만 몇 가지 원칙은 의문을 낳는다. 크고 작은 규칙을 깨는 것이 장려된다면 사회 속에서 규칙의 의미는 궁극적으로 소멸되는 게 아닐까. 소수 집단을 향한 제안은 신선하면서도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책에서 저자는 자신의 7가지 원칙에 통달한 인물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꼽았다. 그러나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변칙성을 우선으로 두는 트럼프의 리더십도 결국 그에게 2020년 재선 승리를 안겨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계를 엿볼 수 있는 듯 하다. 1만 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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