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에 센트럴리그 우승을 거머쥔 일본 프로야구 한신타이거즈의 팬들을 아무도 막지 못했다 지역 경찰이 130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경계를 갖췄지만 역부족이었다.
15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지난 14일 간사이 지방의 프로야구 구단 한신타이거스가 18년 만의 센트럴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저녁 9시쯤 간사이의 랜드마크 오사카 도톤보리강 부근에는 수만 명의 팬들이 모여들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일본 프로야구에 양대 리그(센트럴·퍼시픽리그)가 출범한 1950년 이후 한신이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린 건 2005년이 마지막이었다. 퍼시픽리그 우승팀까지 이긴 ‘일본시리즈’ 우승은 1985년이 마지막이다.
14일 한신이 요미우리자이언츠를 4대3으로 꺾고 시즌 종료를 15경기나 앞둔 시점에서 일찍이 리그 1위를 확정짓자, 흥분을 참지 못한 팬들이 거리에 나섰다.
한신 팬들 사이에는 팀이 우승하면 도톤보리강에 자진 입수해 기쁨을 만끽하는 문화가 있다. 이 강은 수심 3.5m로 꽤 깊은 편인데다 한밤중엔 수온이 10도 미만으로까지 떨어진다. 수질도 좋은 편이 아니다.
오사카시(市) 당국이 항상 이러한 점을 경고하면서 한신 팬들의 입수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역부족이다.
1985년 일본시리즈 우승 땐 자진 입수를 넘어 패스트푸드 체인 KFC의 ‘커널 샌더스’ 동상을 강에 던져버리기까지 했고, 2003년 우승에선 5300명이 입수했다가 1명이 숨졌다.
2005년 입수 방지를 위한 울타리가 설치됐는데 그럼에도 55명이 빠졌고, 이들을 제지하는 경찰이 시민들과 충돌하는 일도 발생했다.
14일 오사카시 당국은 1300여 명의 인력을 도톤보리 부근에 투입했다. 사고 방지를 위해 지난해 핼러윈 때보다 6.5배나 많은 규모다.
하지만 발 디딜 틈 없는 인파로 이미 현장은 아수라장이 된 상황에서 팬들이 하나둘씩 가슴 높이 펜스에 올라타 강에 빠지기 시작했다. 한명씩 입수해 ‘풍덩’ 소리가 들리면 주변에 있던 팬들은 환호를 질렀다.
그렇게 이날 강에 뛰어든 시민만 26명. 한 현지 미디어 카메라에는 두 팔, 두 다리를 번쩍 펴고 입수하는 남성팬의 모습이 포착됐다. 주변에 서 있던 경찰도 울타리에서 마냥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듯한 모습이었고, 남성팬은 환하게 웃었다.
이날 도통보리강 입수자 중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다. 산케이신문은 팬들의 거리 응원이 무사고로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오사카 당국의 ‘철벽 수비’ 덕분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일찍이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날 도톤보리강 에비스 다리에 사람이 몰리면서 압사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는데, 경찰이 팬들에게 “멈춰 서 있는 것은 위험하다. 계속 움직여라”라고 당부하면서 이를 방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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