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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폭력적인 '7인의 탈출', 자극이 답이었을까 [현혜선의 시스루]

[리뷰] SBS 금토드라마 '7인의 탈출'

김순옥 작가, '펜트하우스' 시리즈 제작진 신작

학교 폭력·아동 폭력 등 막장 요소 넘어 불쾌감

엄기준, 황정음, 이준, 이유비, 신은경 등 주연



드라마, 예능의 속살을 현혜선 방송 담당 기자의 시점으로 들여다봅니다.




'7인의 탈출' 스틸 / 사진=SBS




'7인의 탈출'은 최고 시청률 29.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끈 '펜트하우스' 시리즈의 김순옥 작가와 주동민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펜트하우스'에 출연했던 배우 엄기준, 신은경, 윤종훈이 등장해 '제2의 펜트하우스'로 방송 전부터 주목받았다. 그러나 뚜껑을 연 작품은 '펜트하우스'를 연상시키긴커녕 막장을 넘어 불쾌감만 남긴다.

SBS 금토드라마 '7인의 탈출'(극본 김순옥/연출 주동민)은 수많은 사람들의 거짓말과 욕망이 뒤엉켜 사라진 한 소녀의 실종에 연루된 7명의 악인들의 생존 투쟁과, 그들을 향한 피의 응징을 그린 피카레스크(악인들이 주인공인 작품) 복수극이다. 입양된 방다미(정라엘)는 잊고 지냈던 친모 금라희(황정음)가 나타나면서, 양부모의 짐을 덜어주고자 그를 따라간다. 행복을 꿈꾸며 따라간 곳은 지옥이었다. 그저 핏줄에 연연하는 방칠성(이덕화)에게 투자를 받기 위해 방다미를 데려온 금라희는 구박했고, 방칠성의 여자친구 차주란(신은경)은 방다미를 눈엣가시로 여긴다. 전학 간 학교도 마찬가지다. 일진 무리는 방다미를 괴롭히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수장 한모네(이유비)는 자신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방다미를 원조교제하는 학생으로 만든다. 뿐만 아니라 한모네는 자신이 미술실에서 낳은 아이를 방다미의 아이라고 소문을 퍼트려 그를 구석으로 몬다.

'7인의 탈출' 스틸 / 사진=SBS


작품이 피카레스크 복수극 장르를 앞세우고 있는 만큼, 초반에 악인의 악행이 깔리는 건 예상된 부분이었다. 선역이 초반에 악역에게 당할수록 후반부에 복수가 진행되면서 시청자들은 큰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펜트하우스'도 비슷한 방식으로 전개된 바 있다. 악행을 거듭하는 악인들의 모습을 보여주다가 후반부에 복수하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7인의 탈출'은 도를 넘게 가혹하고 불쾌하다는 게 문제다. 고등학생인 방다미에게 행해지는 폭력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다고 방다미의 뺨을 때리는 금라희의 모습, 심장 수술을 한 방다미를 빗속에 몇 시간 동안 세워 놓고 이를 지켜보는 금라희의 모습은 학대 수준이다. 학교 폭력도 있다. 일진 무리들이 모범생 친구들을 폭행하는 장면, 방다미를 왕따시키는 장면 등은 불쾌하다. 또 원조교제, 고등학생이 학교에서 아이를 출산하고 감추려는 장면 등은 사회면에서 볼 법하다.

캐릭터들이 왜 이렇게까지 악행을 저지르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점도 문제다. 어느정도 이해가 돼야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지만, 작품을 보는 내내 물음표가 뜬다. 모든 캐릭터들이 지나치게 감정적이라는 점도 한몫한다. 모든 캐릭터가 자신의 욕망만을 앞세위 1차원적으로 행동한다. 금라희와 차주란, 민도혁(이준) 돈, 한모네는 데뷔, 양진모는 업계 최고를 목표로 움직인다. 캐릭터가 감정적이니 배우들은 과잉된 감정으로 연기하고, 이는 시청자들의 피로도를 높인다.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수많은 작품이 해마다 쏟아지고 있는 만큼, 시청자들은 입맛에 따라 작품을 골라 볼 수 있고, 작품을 보는 수준도 높아졌다. 과거의 성공을 답습하기만 한다면, 발전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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