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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의 반격…"전기차에 중국산 부품만 써라"

자국 전기차업체에 '국산화' 지시한 중국

공급망 내재화로 서방 제재 맞불

CATL에 “대외투자 시 지분100% 확보” 지시

'반도체·배터리 공급' 삼성·SK 등 직격탄

이달 4일 중국 남서부 충칭시에서 열린 ‘스마트 차이나 엑스포 2023’에서 관람객들이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 시스템을 살펴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자국 전기차 기업에 중국산 부품만 사용하라는 내부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과 유럽·일본 등이 중국 전기차·배터리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이는 데 반발해 맞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중국 전기차에 반도체와 배터리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현대차·SK·LG·포스코 등 국내 기업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7일 중국 공업정보화부 장관을 지낸 인사가 지난해 11월 중국 자동차 관련 업체를 소집한 내부 모임에서 “전기차 제조에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라”는 구두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중국산 부품 사용률에 대한 수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벌칙도 부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조만간 전기차 부품의 중국산 사용률 검사 제도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일본·유럽의 부품 업체가 중국의 생산 공급망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울러 요미우리에 따르면 공업정보화부는 중국 전기차 배터리업체인 CATL에 “해외공장 건설 등 대외투자 시 지분 100%를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제조기술이 유출되지 않도록 중국 단독 자본으로만 사업체를 구성하라는 의미다.

중국의 이 같은 조치는 세계적으로 급성장하는 전기차 분야에서 모든 생산라인을 중국 내부에서 완성함으로써 타국의 견제를 방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에 이어 유럽은 보조금 조사에 돌입했고 일본은 중국산 전기차 부품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을 재편하는 상황이다. 미국과 서방이 반도체에 이어 전기차에 대해서도 중국을 제재 대상에 올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항 조치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이달 1일 중국 공업정보화부 등 7개 부처는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을 보호하기 위해 감독 틀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 전기차 부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조 8800억 위안(약 709조 원)에서 2028년에는 4조 8000억 위안(약 878조 원)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에는 미국·유럽·일본산 자동차 부품이 공급망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중국 기업들이 외국 기업과의 합작으로 기술을 이전받으며 자동차 부품 제조 기술력을 향상시켜왔다. 특히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핵심 부품을 해외에 의존하지 않는 노력에 힘입어 구동장치 이외의 모든 기술을 상당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닌 관료의 입을 통해 은밀하게 기업에 관련 내용을 전달하는 형태를 취했는데, 보호무역 기조를 숨겨 전기차 분야에서 추가적인 견제와 제재를 피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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