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매파적 동결(hawkish hold)이라는 점에서 우리 재정·통화 당국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연준은 20일(현지 시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행 수준(5.25~5.5%)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올 6월 동결, 7월 0.25%포인트 인상에 이어 다시 한번 동결했다. 한국(3.5%)과의 기준금리 격차도 2%포인트로 유지했다.
다만 연준은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며 긴축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연준이 이날 점도표에서 제시한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6월과 동일한 5.6%다. 전망대로라면 11월 또는 12월 회의 중 0.25%포인트를 인상해야 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한 이번 결정이 우리가 정점 금리에 이미 도달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긴축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국내 증시와 환율 시장도 요동쳤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1.75%, 2.50%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도 장중 1342.2원까지 치솟았다가 전일 대비 9.6원 오른 1339.7원에 마감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정부와 한국은행은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긴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6회 연속 금리 동결을 택한 뒤 연준의 11월 금리 결정과 외국인 자금 동향 등을 지켜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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