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반세기 철강산업을 통해 ‘제철보국’을 이룬 포항이 앞으로 ‘전지보국’으로 대한민국 신산업 발전을 선도하겠습니다.”
이강덕(사진) 경북 포항시장은 21일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지난 7월 2차전지 특화단지 지정과 수소 연료전지 클러스터 예타 통과라는 겹경사를 통해 포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역사적인 전기를 마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과거 철강 일변도의 산업구조를 보였으나 2차전지와 수소연료전지 등 차세대 전지산업을 중심으로 한 선제적인 신산업 육성 정책을 펼쳐 차별화된 생태계 구축에 성공했고 대규모 기업 투자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우선 2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에 따라 2030년까지 배터리의 성능과 가격 등을 좌우하는 핵심소재인 양극재 분야에서만 연간 생산 100만t을 달성, 국가첨단전략산업인 2차전지의 글로벌 초격차를 선도할 전망이다. 매출 70조 원, 맞춤형 인재 7200명 양성, 고용창출 1만5000명 등의 목표도 함께 실현하게 된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포항시는 차별화된 육성전략을 마련했다. 이 시장은 “2차전지산업진흥원과 글로벌 2차전지 연구센터 설립 등을 통해 배터리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생태계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초격차 기술 개발을 지원할 전담기관과 연구개발(R&D) 인프라를 더욱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초격차 확보를 위해서는 인재 확보가 매우 중요한 만큼 대학, 기업과 힘을 합쳐 현장에서 요구하는 맞춤형 전문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학과를 개설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해 인력양성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수소클러스터는 포항을 연료전지 산업의 중심도시이자 수출 전진기지로 도약시키도록 핵심 인프라를 블루밸리국가산업단지에 조성하는 사업이다. 오는 2028년까지 1918억 원을 투입한다. 핵심 인프라는 기업집적화, 부품·소재 성능평가, 연료전지 실증 등 3개 핵심 코어(Core)를 말한다.
클러스터를 통해 2030년까지 관련 기업 70개사 유치, 매출 1조 원을 달성해 글로벌 수소 경제를 선도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이 시장은 “수소 생산, 저장?운송 등 연료전지 이외의 수소산업 육성까지 수소 전주기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기반을 지속해서 확장할 계획”이라며 “포항이 대한민국 수소연료전지 산업 생태계를 주도하는 수출 전진기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항시는 수소클러스터와 연계해 수소도시 조성 사업도 추진한다. 수소클러스터가 연료전지산업 육성 사업이라면 수소도시는 수소경제가 시민생활 전반에 와 닿게 하는 정책 사업이다. 이 시장은 “포스코와 수소클러스터를 잇는 수소배관망을 구축하고 클러스터와 연계한 연료전지 보급, 통합운영 안전관리센터 등 포항만의 수소도시 핵심 인프라를 조성할 계획”이라며 “사업이 완료되면 실생활에 수소에너지가 활용되면서 도시경제와 시민 생활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포스텍이 추진 중인 연구중심의대 설립 등 바이오?헬스 분야 육성전략도 강조했다. 연평균 6.1% 속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바이오산업은 미래 황금알을 낳는 핵심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그만큼 바이오 분야는 높은 수준의 연구개발(R&D) 역량을 필요로 하는데 최고 수준의 R&D 인프라를 갖춘 포항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이 시장의 판단이다.
포항은 포스텍 등 지역대학의 우수한 인재와 3·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기반으로 최근 바이오 오픈이노베이션 센터(BOIC)와 세포막단백질연구소, 그린백신실증지원센터 등 혁신 바이오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해양바이오메디컬 실증연구센터 구축 사업 등 다양한 국비 지원 사업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고, 유망 바이오 기업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이 시장은 “지역에 특화된 바이오 생태계를 활용해 신약 백신 개발과 그린백신 등 그린바이오, 해양자원을 활용한 마린 바이오 등 바이오산업을 더욱 활성화하는 ‘포항형 바이오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바이오시장에 자본과 인력이 지속 유입되고 재생산되는 산업생태계 선순환의 핵심 연결고리가 의사과학자이다. 포항시는 포스텍, 경북도와 함께 2018년부터 연구중심의대 설립을 역점 추진하면서 의사과학자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2차전지, 수소 등 미래산업 선점으로 대규모 기업 투자가 이어지면서 포항은 산업용지난 및 전략난을 걱정해야 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지역 전체 산단 약 3900만㎡ 중 2차전지?수소 등 신산업 기업이 입주할 공간인 영일만일반산단과 블루밸리국가산단 약 1000만㎡는 입주 희망기업을 포함하면 분양이 거의 완료됐다. 2차전지 특화단지 지정과 수소 연료전지 클러스터 예타 통과로 기업 투자는 향후 더욱 활발해 질 전망이다. 이 시장은 “기업 입주와 추가 투자 유치에 차질이 없도록 신규 산단 조성과 기존 산업 용지 확장 등 신산업 전반에 대한 개발전략을 수립하는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을 진행 중”이라며 “내년 2월 중 산단 지정 계획을 승인 받을 수 있도록 산업용지 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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