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회(37)가 2년 동안 미뤘던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통산 다섯 번째 우승에 도전장을 냈다.
허인회는 23일 경북 칠곡 파미힐스CC(파71)에서 열린 iMBank 오픈(총상금 5억 원) 3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쳤다.
중간 합계 11언더파 202타를 적어낸 허인회는 변진재, 윤상필과 함께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다.
허인회는 KPGA 투어에서 풍운아로 불렸다. 헤어 스타일과 옷차림뿐 아니라 경기 스타일도 내키는 대로 했기 때문이다. 연습을 전혀 하지 않고 경기에 출전했다고 당당하게 밝히기도 했다. 천재적인 재능을 지녔지만 천방지축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2016년 결혼을 하고 아버지가 된 뒤부터 차츰 달라졌다. 더 진지해졌고 연습에도 열심이다. 다만 노랗게 물들인 긴 머리카락은 그대로다.
허인회는 2021년 5월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이룬 뒤 곧 따낼 것 같았던 다섯 번째 우승이 쉽게 오지 않아 애를 태웠다. 지난해는 9월 이후 네 번이나 톱 10에 진입했는데 정작 우승은 없었다.
올해는 톱 10 진입이 한 번뿐이었다. 그러나 관중이 많이 들어오는 대회로는 첫 번째 손가락에 꼽는 iMBank 오픈에서 허인회는 부쩍 힘을 냈다. 이 대회는 대구와 경북 지역 골프 팬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선수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첫날 공동 5위에 이어 2라운드에서 3위로 뛰어오른 허인회는 3라운드에서 공동 선두까지 치고 올라왔다. 보기 없이 버디 2개를 뽑아낸 허인회는 "보기가 없는 점은 좋지만 (버디) 퍼트를 많이 놓쳐 아쉽다"면서 "내일은 첫째도 퍼트, 두 번째도 퍼트다. 오늘도 연습 그린에서 퍼트 연습을 하고 나서 쉬겠다"고 다짐했다.
2010년 KPGA 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 수석 합격의 영광을 안았지만 아직 첫 우승의 물꼬를 트지 못한 변진재는 이날 6언더파 65타를 몰아쳐 공동 선두에 합류했다.
변진재는 "몇 번의 우승 기회에서 욕심을 내다가 무너진 경험이 있다. 타수를 줄이기 위해 무리한 시도를 하기보다 즐거움 마음으로 편안하게 플레이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 챔피언십 때 3라운드를 1타차 2위로 마쳤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75타를 쳐 무너졌고 LX 챔피언십 2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마쳤으나 3라운드에 80타를 적어내고 자멸했던 윤상필은 1타를 줄이며 우승 경쟁을 이어갔다.
윤상필은 "잘 풀리지 않았던 하루다. 경기 내내 화도 많이 났지만 억누르려고 노력했다"면서 "오늘처럼 수비적으로 플레이할 생각이다. 타수 차이가 많지 않기 때문에 (버디) 기회가 오면 반드시 잡겠다"고 말했다.
8언더파 63타의 맹타를 휘두른 상금 랭킹 1위 한승수(미국)와 6타를 줄인 함정우, 5언더파를 친 신상훈, 그리고 시즌 4승을 노리는 고군택 등이 공동 선두 그룹에 2타 뒤진 공동 4위(9언더파 204타)에 포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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