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울 송파구 일가족 5명 사망사건’의 원인을 채권·채무 관계 때문으로 보고 이들의 돈거래 내역 등 파악에 나섰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전날 추락사한 40대 여성 A씨가 평소 가족·지인 등에게 돈을 빌려달라거나 자신에게 투자하면 수익을 내주겠다고 권유한 정황을 파악했다. 경찰은 A씨가 수억 원대 빚을 진 것으로 파악하고, 실제로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한 주변인 가운데 숨진 A씨 남편과 시가 식구들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구체적인 거래내역을 들여다보고 있다.
A씨는 전날 오전 7시30분께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한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 동선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송파동 빌라에서 40대 남편과 시어머니·시누이, 경기 김포시 호텔에서 초등학생 딸의 시신을 발견했다.
빌라에서는 남편과 시누이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나왔다. 여기에는 채권·채무 문제로 가족 간 갈등이 있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 빌라는 A씨 친가 소유로 남편 가족이 최근 살던 집 보증금을 빼 A씨에게 건네고 이곳으로 주거를 옮긴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은 A씨 남편과 시어머니·시누이가 지난 22일 오후에서 밤 사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통신기록 조회 결과 A씨는 일가족 사망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전날 오전까지 남편에게 연락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금전 관계에 얽힌 사정이 최근 드러나자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했고, A씨 남편과 시가 식구 역시 같은 이유로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A씨의 딸은 질식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A씨가 지난 22일 딸과 함께 투숙했다가 전날 오전 혼자 호텔을 나선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딸을 살해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일가족 4명의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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