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사업장을 차리는 꿈을 이루기 위해 착실히 저축하던 20대 제주도 청년이 불의의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장기기증으로 4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25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구경호(28·남)씨가 최근 제주한라병원에서 심장과 간, 좌우 신장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렸다.
구 씨는 지난달 7일 공장에서 작업하던 도중 추락사고를 당했다. 즉각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어린 아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슬픔에 빠진 구씨의 부모는 아들의 친구들에게 아들이 기증에 관해 이야기한 적 있는지 물었다. 그러던 중 아들의 버킷리스트에서 다른 생명을 살리는 장기기증이 적혀 있는 것을 보고 아들의 소원을 들어주고자 기증 결심을 했다고 한다.
가족들에 따르면 제주도에서 2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구씨는 밝고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자신의 사업을 차리는 꿈을 이루기 위해 착실히 저축하여 평일에는 건설업, 주말에는 어머니의 김밥집 일을 도왔던 착한 아들이었다.
구씨의 어머니 강현숙 씨는 “경호야. 네가 떠나고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사실이 너무 슬플 거 같아서 기증을 결심했어. 나도 너와 같이 기증할 거라고 웃으면서 약속하고 왔어. 속 한번 안 썩이고, 착하게만 자라온 네가 고생만 하고 떠난 거 같아서 미안해. 사랑하고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지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기증자의 소중한 생명나눔으로 고통받던 장기기능 부전 환자에게 새 생명의 기회가 전달되었다"며 "생명나눔은 말 그대로 나눔이지 끝이 아니다. 기증자의 꿈 꾸던 희망과 세상을 모두 이루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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