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현실화할 경우 국가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무디스의 경고가 나왔다. 셧다운 시 80만 명의 연방정부 근로자가 무급 휴가에 들어가는 만큼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감소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25일(현지 시간) 보고서를 내고 “(셧다운은) 미국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다른 AAA 등급 국가들에 비해 미국의 거버넌스와 제도가 취약하다는 점을 (셧다운이)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무디스는 3대 신용평가사 중 유일하게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로 유지하고 있다. 앞서 S&P와 피치는 각각 2011년과 지난달에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했다.
특히 무디스는 “셧다운은 재정 적자 확대, 부채 상환 능력 악화로 (미국의) 재정 건전성이 약해지는 시기에 정치적 양극화가 재정 정책 결정에 큰 제약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고 지적하며 미국의 정치 갈등에 주목했다.
미 의회 내부에서는 셧다운에 따른 경제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22일 보고서에서 “연방정부가 제공하는 재화와 서비스는 GDP의 7%를 차지한다”며 연방정부 업무 중단 시 직접적인 GDP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간접적으로는 공무원 임금 지급 지연, 일부 사회복지 프로그램 중단이 개인 소비 지출을 위축시킬 수 있다. CRS가 인용한 골드만삭스의 1일 보고서에 따르면 셧다운은 GDP를 매주 0.15%포인트 줄이는 효과를 낼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셧다운 우려 고조 및 고금리 장기화 전망의 영향으로 이날 4.53%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10월 이후 16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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