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T 기업 평균 연봉이 지난해보다 3% 하락했다는 조사가 나왔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10%가까이 내려, 한때 천정부지로 치솟던 IT 업계 연봉이 불경기 여파로 크게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현지 시간) 미국 구인·구직 플랫폼 하이어드(Hired)가 공개한 '2023 테크 기업 연봉실태'에 따르면 올해 미국 IT 기업 종사자 평균 연봉은 15만6000달러(약 2억1000만 원)로 조사됐다. 지난해 16만1000달러(약 2억1800만 원)보다 3.1% 줄어든 결과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조정 연봉은 12만9000달러(약 1억7000만 원)였다. 지난해 14만3000달러에서 9.7% 하락한 수치로, 2019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연봉이 가장 많이 하락한 직군은 품질보증(-4.3%)이었다. 예산 부족에 품질 유지 인력부터 인건비를 줄였다는 해석이 따른다. 데이터분석(-3.2%),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2.1%)이 뒤를 이었다. 디자인(1.7%)과 제품관리, 엔지니어링 관리자 등 일부 직군은 불경기에도 연봉이 올랐다.
연봉 감소폭은 경력이 높을 수록 작았다.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고 관리자 급 핵심 인력을 지키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경력 10∼15년 차 연봉은 1.5%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작았다. 2년 차 이하와 경력 2∼4년은 각각 4.8%와 4.6% 줄어 타격이 컸다. 구인 수요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경력 4년 차 미만 구인 수요는 2019년 전체의 45%에서 올 상반기 25%로 감소했다. 반면 6∼10년 차는 16%에서 31%로, 10년 이상 연차는 2%에서 7%로 늘었다.
하이어드는 "중간 관리직 중심 대량 해고에도 엔지니어링 관리직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강세"라며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부상과 기업 긴축 경영으로 주니어 기술 인력 수요가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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