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업무 중단, 일명 ‘셧다운’ 사태 현실화에 대한 본격적인 대비에 나섰다. 의회가 이틀 안에 예산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당장 10월 1일부터 연방 정부 업무가 중단될 위기인 탓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현지 시간) 미국 정부 기관들이 연방 공무원들에게 셧다운 시 근무 지침을 안내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이날 직원들에게 “셧다운 기간에 일부는 임시 휴직에 들어가고 필수 업무를 하는 직원들은 부여받은 임무를 계속 수행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셧다운이 이뤄지면 군인을 포함해 국가 안보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업무를 하는 공무원만 무급으로 일해야 한다. 나머지는 무급 휴직 처리된다.
미국 정부 회계연도는 10월 1일부터 시작된다. 이전까지 내년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급여를 지급할 수 없어 업무가 중단된다. 연방 정부 공무원은 총 200만 명에 달한다. 때문에 국가 행정에 큰 차질을 피할 수 없다. 대부분의 업무가 마비될 뿐만 아니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임금이나 고용, 물가 등 통화 정책의 주요 지표도 발표되지 않는다. 이에 미 상원은 임시예산안에 합의하며 파국을 막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하원 내 공화당 반대가 심하다. 공화당 강경파들은 예산안 삭감을 원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 지침에 따르면 재외공관과 여권·비자 발급 업무는 셧다운이 이뤄져도 운영한다. 우체국도 운영 자금을 별도 조달해 정상 운영한다. 연방항공청(FAA) 항공 교통 관제사, 사고 조사관, 대테러 및 안전 담당 등 직원 2만5000명 이상은 무급으로 계속 근무할 방침이다. 연례 세출법안 밖에서 예산을 확보하는 저소득층 의료보험(메디케이드)과 노인 대상 의료보험(메디케어), 연금(소셜시큐리티) 등은 지급이 계속된다. 다만 취약계층 식품 지원 프로그램은 비상금이 떨어지면 중단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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